지혜/장영희교수 영미문학

Birches : Robert Frost (1874~1963)

클리오56 2008. 8. 1. 10:51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37>오늘은 나머지 삶의 첫날

장영희 서강대교수·영문학
입력 : 2004.08.12 17:25 57'
▲ 로버트 프로스트 (1874~1963)
인생은 길 없는 숲이고, 길을 찾아 숲 속을 헤매는 것이 우리네 인생살이입니다. 나무를 헤치며 가다 보면 때로는 얼굴에 거미줄이 걸리기도 하고 나뭇가지에 눈이 찔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에 떠났다 돌아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시 중간에 시인은 말합니다. “운명이 내 말을 일부러 오해하여/ 내 소원의 반만 들어주어 날 아주 데려가 돌아오지 못하게 하지 않기를….” 잠시 떠나고 싶지만 영원히 떠나고 싶지는 않은 곳이 바로 이 세상입니다. 어차피 운명은 믿을 만한 게 못 되고 인생은 두 번 살 수 없는 것, 오늘이 나머지 내 인생의 첫날이라는 감격과 열정으로 사는 수밖에요.

 

Birches

Robert Frost

 

Life is too much like a pathless wood

Where your face burns

and tickles with the cobwebs

Broken across it, and once eye is weeping

From a twig’s having lashed it open,

I’d like to get away from earth a while

And then come back to it and begin over

Earth’s the right place for love:

I don’t know where it’s likely to go better.(부분)

 

자작나무

(로버트 프로스트)

 

인생은 꼭 길 없는 숲 같아서

거미줄에 얼굴이 스쳐

간지럽고 따갑고,

한 눈은 가지에 부딪혀

눈물이 나기도 한다.

그러면 잠시 지상을 떠났다가

돌아와 다시 새 출발을 하고 싶다.

세상은 사랑하기 딱 좋은 곳

여기보다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을까.(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