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장영희교수 영미문학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 William Butler Yeats (1865-1939)

클리오56 2008. 7. 9. 08:15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꿈이나마 그대 위해 깔아드리리

입력 : 2004.07.26 19:15 54'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

He Wishes for the Cloths of Heaven

 

Had I the heaven's embroidered cloths

Enwrought with golden and silver light

The blue and the dim and the dark cloths

Of night and light and the half-light,

I would spread the cloths under your feet:

But I, being poor, have only my dreams;

I have spread my dreams under your feet;

Tread softly because you tread on my dreams.

 

William Butler Yeats (1865-1939)

 

그는 하늘의 천을 소망한다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1865-1939)

 

내게 금빛 은빛으로 수놓여진

하늘의 천이 있다면,

어둠과 빛과 어스름으로 물들인

파랗고 희뿌옇고 검은색이 있다면,

그 천을 그대 발 밑에 깔아드리련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라

내 꿈을 그대 발 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 꿈이오니.

소월의 ‘진달래꽃’의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와 이미지가 같다고 해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입니다. 이미지의 ‘표절’ 이야기도 있습니다. 예이츠가 금빛 은빛으로 화려한 ‘하늘의 천’을 못 주는 대신 자신의 소중한 꿈을 사랑하는 님에게 바치는 모습, 그리고 소월이 버리고 떠나는 님에 대한 원망과 동시에 축원의 마음으로 진달래꽃을 한아름 님의 발 아래 까는 모습이 비슷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소월이 ‘진달래꽃’을 쓰기 전에 이 시를 읽은 적이 있는지, 그래서 이미지가 비슷해졌는지, 그런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최상의 것을 바치고 싶은 마음, 가장 낮은 자세로 자신을 내어놓는 그 마음이 같다는 것입니다.

(서강대교수·영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