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과 정맥/백두대간 (완료)

백두대간 24구간: 은티재 – 구왕봉 – 희양산 – 사다리재(역순)

클리오56 2007. 9. 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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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2007.09.08

** 산행지: 백두대간 24구간: 은티재 – 구왕봉 – 희양산 – 사다리재(역순)

** 산행로: 분지리 안말 - 사다리재(820M) - 이만봉(989M) – 시루봉갈림길(900M) – 희양산 갈림길(980M) - 희양산(998M) – 희양산 갈림길 - 지름티재(650M) - 구왕봉(877M) – 주치봉(683M) – 은티재(520M) – 은티마을

** 산행거리: 약 16.77Km (마루금 9.77Km + 연장 7Km)

** 산행시간: 총408분 (산행 355분 + 중식 및 휴식 53분)

** 산정산악회 (김)

 

 

07:20 양재출발 (분지리 안말 도착 10:38)

10:40 산행들머리 분지리 출발

11:24 사다리재 (휴식 6분)

11:47 곰틀봉

12:02 이만봉 (휴식 4분)

12:26 시루봉 갈림길 (중식 20분)

13:50 희양산 갈림길

14:05 희양산 (휴식 10분)

14:28 희양산 갈림길

15:07 지름티재 (휴식 3분)

15:44 구왕봉

16:29 주치봉

16:42 은티재

17:28 산행날머리 은티마을 (중도에 10분 등목)

18:15 은티마을 출발 (양재 도착 20:55)

 

오늘 산행은 위험구간이 포함되어 상당히 긴장된 가운데 준비된다. 희양산 및 구왕봉 주변은 암봉으로 이루어진 험준한 산세를 지녔으며, 특히 지름티재에서 희양산에 접근하는 구간은 매우 경사가 심한 암벽구간으로써 세미클라이밍이 요구되는 곳으로 조심이 필요하다는 산악회의 자료이다. 선험자분들에게 조언을 요청한 바, 그럴 정도는 아니지만 유의해야한다했다.

 

추석이 다가와 벌초하는 분들이 많아 평소와 달리 좌석을 모두 채우지 못하였다. 등산객 33명에 대장 3명하여 모두 36명이다. 일반산행객들이 몇분 참석하다보니 원래의 진행과 달리 지름티재에서 은티재로 역순으로 대간산행이 진행된다. 일반산행객들은 희양산에 들러는 목적이라 산행구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기 위한 배려이다. 하여 대간 이동캠프는 분지리 안말을 산행들머리로 하여 접근하는데, 좁은 비포장 도로를 용케도 잘 진입한다. 도중에 시루봉에서 산행을 시작토록 두분이 먼저내리는데 더덕을 캐기 위함이다.     

 

산행들머리 분지리 안말  

 

안말에서 사다리골을 따라 해발 820M의 사다리재로 오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가풀막이라 상당히 고된 산행을 초반에 치른다. 후반에 지친 상태에서 구왕봉을 올라야하므로 힘을 잘 비축해야한다는 산행대장의 코치가 있지만, 초반에 거의 힘을 잔뜩 분출해야하니 힘들다. 최후미에서 출발하여 몇분을 따라잡긴하지만 지치기는 매한가지다. 도중에 이끼 잔뜩한 너덜지대도 통과하니 미끄러지지 않도록 산행이 조심스럽다. 40여분간 쉼없이 땀흘린 후에 리본이 숱하게 휘날리는 사다리재에 도착한다. 10여분이 모두 푹주저앉아 휴식을 취하는데 그 대열에 합류하였다. 다음 목적지는 곰틀봉이라 또한 오르막이다. 도중에 좌측으로 이만봉이 보이고 그 뒤로 희양산 암벽이 드러난다. 곰틀봉을 조금 지나면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데, 멀리 주흘산과 그 부봉, 그리고 조령산, 월악산이 아득하다. 좀 더 진행하여 산행로를 뒤돌아 보면 막 지나온 곰틀봉과 다음 구간에 진행할 백화산의 대간 능선이 반원을 그리며 휘어지는 모습이 뚜렷하다. 물론 오늘 산행의 희양산 암벽 또한 그 장관을 드러낸다.

 

곰틀봉 및 백화산으로 이어지는 대간능선

 

이만봉 역시 오름길이며 정상엔 자그마한 사각의 검은색 정상석이 놓여있는데, 해발은 990M이고, 백화산 4.7Km, 시루봉 2.1Km를 표시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희양산까지는 큰 오름은 없지만 앞서 지친 상태를 회복하면서, 그리고 희양산 이후 험해질 등로를 대비하면서 그야말로 에너지를 조절해둔다. 시루봉 가는 길에 용바위를 만나는데, 목원대 표언복 교수의 안내표시가 없었다면 무심코 지나칠 정도로 과장으로 보인다. 차라리 희양산 정상부의 바위 암릉을 용바위로 칭해야 제격이다.

 

이만봉에서

 

시루봉 갈림길에 도착하니 12:26이라 대원들과 함께 점심을 들었다. 시루봉 방향으로 산악회의 방향표시가 있어 잘못되었다는 판단에 희양산 방향으로 돌려두었는데, 산행후 선두대장의 설명은 최근에는 그 방향으로 대간길이 이용한다고 하였다. 중식후 다시 등로를 이어가는데 한참을 내려간 후 다시 오르면 성터 흔적이 나타나고 곧 희양산 갈림길에 도착하니 정대장이 맞이한다. 별도의 표시가 없어 혼자 산행한다면 갈림길임을 알아채기가 어려울 듯하다. 여기에 배낭을 남겨놓고 스틱만 가진채 희양산 정상에 접근한다. 대형 암릉이 나타나고 정상에 접근하지만 여느 유명산과는 달리 정상석이 없어 어딘지 찾는 도중 다른 대원들이 도착하여 정상지점을 알려주었다. 자그마한 돌 몇덩이 올려진 초라한 정상이다. 아마도 희양산을 관할하는 봉암사에서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별도의 그럴듯한 정상석을 거부하는 듯하다. 하긴 실제의 희양산이 중요하지 인위적인 정상석이 무슨 대수이겠는가? 거대 암벽이 대문바위 마냥 우뚝한 사이로 휘집고 들어가면 웅장한 암벽위에 여럿이 나란히 자리잡을 수 있다. 거풍처로 최적이라는데 기암도 받아들이고 황홀한 조망을 즐겼다.  

 

희양산 암벽에서

 

희양산 암릉에서 구왕봉 배경으로 

 

희양산 갈림길로 다시 돌아와 과일 간식을 즐긴 후 배낭을 챙겨들고 바로 암벽을 내려간다. 밧줄이 연속으로 너댓번 계속되는데, 이곳이 바로 세미 클라이밍이 요구된다는 위험구간이다.  한사람씩 조심스레 돌파하였다. 대야산에서의 위험구간과 비교할 때 이렇게 내려가는 편이 쉬운듯하다. 오를 때는 강하게 잡아당겨야하니 더 큰 힘이 필요하겠다. 희양산 출입을 금지시키기 위해 한 때는 이런 곳의 밧줄을 잘라 치우기까지 했다는데 너무나도 심한 처사라하겠다.    

 

밧줄타는 대원들

 

 

지름티재 도착하니 15:00가 넘어섰고, 성채마냥 길을 막아두었다. 봉암사 스님들이 희양산 출입을 엄금하기 위함이다. 등산객들이 예전처럼 야호하며 고함을 치던 시절은 지나갔지만, 아직도 산꾼과 스님간의 인식의 차이는 크다. 지름티재의 해발은 650m이고, 구왕봉은 877M이니 또한 단시간에 가파르게 치올라야한다. 힘은 들지만 하나의 위안이 있으니 바로 희양산 암벽의 장관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만한 반원의 산세에 온통 새하얀 암벽이 드러나며 반짝이고, 정상 근처의 암벽은 바로 조금전에 대원들과 나란히 앉아 이 곳 구왕봉을 조망하던 곳이다.  

 

구왕봉 전망바위에서 희양산 배경으로

 

 

구왕봉도 유명산이지만 정상석은 없고 나무에 표시판만 매달려 있다. 여기부터 은티재까진 내리막길이지만, 중간에 주치봉을 거치므로 약간의 오르내림은 연속되어 거의 1시간이 소요된다. 은티재 도착하니 지난주 하산길이라 눈에 익다. 쉼없이 하산길 이어가다가 마을에 진입하기 직전 도랑에 호스가 있어 등물을 끼엊어 더위를 식혔다. 마을입구 장승에 도착하여 산행 종료후 식사하고 개울에서 몸을 씻었다.

 

산행은 고통을 즐기는 것이고, 그 고통은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커진다고 한다. 이번 산행은 초반에서, 그리고 희양산을 내려오면서 그 고통이 커졌고, 희양산 정상과 구왕봉 오르면서의 조망은 과히 그 고통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이번 산행은 일석이조라 백두대간 한구간을 완수하였고, 또한 희양산에 다녀오면서 100대 명산 하나를 섭렵하였다. 구왕봉 역시 산악인 안경호 선생이 200대 명산에 포함시킬 정도로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