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둘레길/수도권 둘레길

서울 한양도성: 혜화문~낙산~남산~숭례문 (2023.2.17)

클리오56 2023. 2. 20. 08:15

 

일자: 2023.2.17

코스: 서울 한양도성

등로: 혜화문 ~ 낙산 ~ 흥인지문 ~ 광희문 ~ 남산 ~ 숭례문

소요시간: 3시간 2분 (휴식시간 0)

도상거리: 10.2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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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일의 한양도성 순성에 이어 잔여구간인 혜화문 ~ 낙산 ~ 남산 ~ 숭례문 코스를 답사함으로서 

오랜만에 한양도성을 두 차례에 걸쳐 완보하였다.

 

산길샘으로 측정된 총 도상거리는 24.45km였으니 한양도성의 공식적인 총길이 18.6km보다는

훨씬 많으니 그만큼 이리저리 구경하고 확인하느라 거리가 많이 연장된 것이다.

 

김도형 님의 2010년 출판 '순성의 즐거움'을 참조하여 도성길을 걷고 주변의 볼거리를 찾았다.

도성의 흔적을 찾고 남기려는 저자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이곳의 많은 부분을 그 저술에서 참고하였으므로 일일이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 번 종료지점인 혜화문에서 두번째 답사를 시작~

 

새들이 많은 혜화문 일대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홍예 안 천장에 그려넣었다는 봉황

 

김도형 저자는 2010년 저술에서 혜화문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없어 

한성대입구역까지 한참을 내려가야한다면서 정말로 '걷고 싶지 않은 도시'의 모습이라며 크게 불평을 표했는데

그 영향인지 지금은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어 편했다. 

 

혜화문에서 낙산공원까지 성곽을 따라 걷는 길. 산이 낮고 경사가 완만해 산책길로 그만이다.

 

노후한 주택들이 좁은 골목에 빼곡하게 들어선 장수마을

 

혜화문부터 낙산공원과 통하는 암문까지 도성 바깥쪽에서 성곽을 바라보며 걸었는데,

이제 암문을 통과하여 도성 안에서 도성의 안과 밖의 풍경을 감상하며 걷는다.

 

낙산 정상부에서 조망

 

낙산은 해발고도 125미터로 서울의 내사산 중 가장 낮다. 

한양의 풍수는 북악산을 기준으로 좌청룡인 낙산이 낮고 우백호인 인왕산이 높은 까닭에

조선왕조의 적장자(정실부인이 낳은 맏아들) 세습이 많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조선왕조에서 이루어진 26번의 왕위 계승중 단 6명의 적장자만이 왕위를 계승했다. 

 

서울성곽이 흥인지문을 향해 내려간다. 멀리 남산 오른쪽 끝에는 절벽이 있어 경사가 급하다.

일제가 신사를 짓기 위해 산을 깍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흥인지문

 

정사각형 형태의 흥인지문 현판. 다른 성문과는 달리 네 글자 이름을 지니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속설에 의하면 흥인지문의 주변 지세가 낮으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성문 이름에 용의 형상을 닮은 갈 지자를 넣었다.

 

오간수교에서 도성 밖 방향으로 바라 본 청계천.

제방 왼쪽 벽면을 오간수교 모조품으로 꾸몄다.

 

거의 원형을 유지한 채 발굴된 이간수문에서 일부 사라져버린 홍예 상단부를 낯설지 않게 복원했다.

 

동대문 운동장을 기념하기 위해 조명탑 2기를 남겨두었다. 

 

성곽을 복원했다고 하기에는 체성의 높이가 너무 낮은 멸실구간의 서울성곽

 

대성케미칼과 장군 스포츠 사이에 보이는, 그야말로 다행스러운 성곽의 흔적

가장 우측의 하얀 건물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옛 서산부인과 건물이다. 

 

광희문

광희문은 남대문과 동대문 사이에 있어 남소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장충단길 언덕에 해당하는 곳에 별도의 남소문이 있었기에 그렇게 불린 적은 없었고 대신 수구문, 시구문으로 불렸다. 

 

장충단로 8길에서 보이는 성곽의 한 단면. 가운데 부분이 주택의 담장으로 사용되는 성곽의 흔적.

 

동호로20길을 걷다가 골목 안에서 보이는 성곽의 흔적들

 

 

오래된 성돌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은 성곽길의 매력을 더한다.

 

반얀트리호텔 영역의 성곽 흔적과 장충단길 넘어가는 고개의 남소문 터 표지석은 찾질 못했다. 다음 기회에~

 

남산의 성곽길을 보여주는 안내판

 

 

남산팔각정

 

새롭게 복원된 남산 봉수대. 조선시대 남산에 있었던 5개의 봉수대 중에서

평안도 방면의 봉수를 받았던 제3봉수대에 해당한다. 

 

남산에서는 서울의 상징적인 산이라 할 수 있는 북한산이 도시의 배경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북악산과 인왕산도 한눈에 들어와 서울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장관으로 손색이 없다. 

다만, 오늘은 미세먼지 영향으로 시야가 뚜렸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안중근 의사

 

백범 김구

 

백범광장 옆으로 다시 복원된 성곽길이 이어진다.

 

숭례문 원점회귀

서울 성곽을 따라 걸으면 누구라도 600년 역사 도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될 것이다.

성곽 순성길은 우리 선조들이 순성놀이를 즐겼던 길이며, 그들의 혼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간 성들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공간, 600년 역사를 걷는 길, 시간을 걷는 공간이다.

또한 서울성곽 순성길에는 자연이 함께한다. 수려한 내사산의 산줄기를 따라 걷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6시를 넘은 시간이라 불빛이 들어오는데 다음 기회엔 야간 순성을 한번 시도해보련다.

순성 도중 몇 군데에서 야간 조망이 아름답다는 안내를 본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