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티나담페초에서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오르면 출발점인 아우론초 산장에 닿는다. 산장 앞에서 만난 돌로미티의 첫인상은 매우 험악했다. 산장 뒤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어금니 같은 바위들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회색빛 바위들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그 모습에서 ‘악마의 왕국’이 떠올랐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온 이탈리아 사람들의 밝은 모습을 보고 힘을 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트레치메의 속살로 들어서자 무서움이 조금씩 사라진다. - 32P 중
나는 초원에 누워 야생화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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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티나담페초에서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오르면 출발점인 아우론초 산장에 닿는다. 산장 앞에서 만난 돌로미티의 첫인상은 매우 험악했다. 산장 뒤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어금니 같은 바위들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회색빛 바위들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그 모습에서 ‘악마의 왕국’이 떠올랐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온 이탈리아 사람들의 밝은 모습을 보고 힘을 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트레치메의 속살로 들어서자 무서움이 조금씩 사라진다. - 32P 중
나는 초원에 누워 야생화와 함께 바람에 흔들리며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리운 사람을 떠올렸다. ‘그대여, 나는 말도 안 되는 풍경 앞에서 망연자실합니다. 이 놀라운 자연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악마가 만들었다고 할 수밖에 없어요. 천국을 사랑한 악마가요. 돌로미티 호수에는 산장이 잠기고 하늘이 잠기고 내가 잠기고 그대가 잠깁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미친 듯이 미친 듯이 그대를 그리워하는 수밖에 없답니다.’ - 34P 중
너른 고산 평원인 발므 고개는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이다. 작은 비석을 가운데 두고 프랑스와 스위스 영토로 나뉜다. 이처럼 소박하고 아름다운 국경을 본 적이 없다. 간단하게 국경을 넘어 꽃밭에 드러누웠다. 꽃과 눈을 맞추자 풍경은 더욱 웅장하게 다가온다. 거친 바람이 일어나 야생화들을 흔든다. 흔들리는 꽃 뒤로 스위스의 산들을 바라보는 맛을 어떻게 설명할까. - 84P 중
알프스에는 호수가 많다. 빙하가 흘러 들어간 덕분에 대개 에메랄드빛을 띤다. 호수는 알프스의 눈처럼 맑고 고요하다. 알프스가 세상을 구경하고 싶으면 호수를 통해 볼 것 같다. 호수에 발 담그며 한참 쳐다봤으니 알프스와 눈을 맞춘 셈이다. 호수 뒤의 가파른 고개를 넘자 몽포트 산장이 보인다. 산장은 몽포트와 로세(3,223m) 봉우리를 병풍처럼 두르고, 앞쪽으로 시야가 트인 기막힌 언덕에 자리 잡았다. 돌로 만든 산장 건물은 마치 북한산 백운 산장처럼 정겹다. 산장 앞 넓은 테라스에 서면 멀리 몽블랑 산군이 반가운 듯 손을 흔들어준다. - 88P 중
아이거 북벽 입구를 지나면 부드러운 초원길이 펼쳐진다. 클라이네 샤이데크역과 인공호수, 묀히 봉우리 등 융프라우의 품이 잘 보인다. 완만한 오르막의 끝 지점에 비로소 아이거 북벽이 우뚝 서 있다. 고개를 뒤로 꺾어야 비로소 전체가 보인다. 높이는 무려 1,800m다. 설악산 대청봉 높이가 하나의 직벽인 셈이다. 등반루트 안내판을 보면서 아이거 북벽의 초등 루트를 눈으로 그려본다. 저 바위벽에 붙어서 내려다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 139P 중
순백의 부드러운 언덕이 눈에 들어오고, 쏘롱 라가 가까워지며 웅장한 설산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곳으로 한 발짝 걸어가는 길이 마치 꿈길 같다. 지옥 같은 고통이 천국의 희열로 바뀌면서 쏘롱 라 정상에 섰다. 사람마다 환호성을 지른다. 너도나도 쏘롱 라 푯말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나도 아내와 함께 푯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5,416m. 아마도 우리 부부가 함께 오른 가장 높은 지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 183P 중
열여덟째 날 이른 새벽. 헤드랜턴을 켠 긴 행렬이 푼힐로 향한다. 마치 반딧불이가 이동하는 것 같다. 어둑어둑한 푼힐에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마침내 해가 뜨자 안나푸르나 연봉들과 다울라기리, 닐기리, 마차푸차레가 차례로 붉은 빛을 뿜는다. 한눈에 모두 담을 수 없을 만큼 웅장하게 퍼져나가는 일출은 안나푸르나가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었다. - 192P 중
드디어 지리를 출발한 지 11일 만에 정상을 찍는다. 눈물이 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춥고 배고파 눈물이 날 겨를이 없다. 나는 굳이 왜 여기까지 올라왔을까. 단지 길이 있으니까 올라온 건 아닐까. 우리에게 높이란 무엇일까. 끝없는 상념이 떠오른다. 왠지 사랑하는 사람을 조금 더 높게, 조금 더 깊이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 231P 중
우르르 쾅! 빙하 무너지는 소리가 몇 번 들리고, 가이드가 소리를 지르기에 ‘무슨 사달이라도 났나’ 하고 텐트 문을 여니 맙소사! 여명 속에서 낭가파르바트 루팔벽이 완벽하게 드러났다. 가이드가 루팔벽을 보라고 깨운 것이다. 낭가파르바트 정상은 예리한 삼각형의 바위가 선명하게 보여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아침 빛은 가장 먼저 정상 삼각형을
비추더니 시나브로 얼음과 바위로 이루어진 루팔의 몸을 더듬기 시작한다. 이 강렬한 빛에 얼마나 많은 등반가가 매혹되었던가. - 274P 중
산장 뒤로 거대한 화강암 벽이 펼쳐지고 주변은 아득한 숲이다. 산장의 위치는 인간과 키나발루 여신의 영역 중간쯤에 해당하는 장소로 보였다. 산장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앞마당으로 나오자 비가 그친 봉우리들은 구름을 모락모락 피워놓는다. 그리고 구름을 뚫고 나온 거대한 빛이 먼바다 쪽을 비춘다. 마치 거대한 레이저 광선 같다. 그런 다음 일몰 쇼가 펼쳐진다. 산장에 투숙한 사람들이 모두 나와 이 위대한 자연의 변화를 숨죽이며 지켜봤다. - 358P 중
출판사 서평
『해외 트레킹 바이블』에 주목할 점!
▶ 해외 트레킹 애호가라면 누구나 반할 15개의 해외 트레킹 코스 소개
『해외 트레킹 바이블』은 작가가 직접 누빈 해외 30여 개의 트레킹 코스 중 15개 코스를 엄선해 담고 있다. 트레킹 마니아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히말라야와 알프스의 클래식 코스부터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코스(? 미얀마 껄로)까지 두루 남았다. 또한 초보자부터 중?고급자까지 모두 가볼 수 있는 코스도 수록했다.
돌로미티의 트레치메, 융프라우의 실스마리아와 아이거 트레일, 바흐알프제 등은 아이와 함께 걸을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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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 바이블』에 주목할 점!
▶ 해외 트레킹 애호가라면 누구나 반할 15개의 해외 트레킹 코스 소개
『해외 트레킹 바이블』은 작가가 직접 누빈 해외 30여 개의 트레킹 코스 중 15개 코스를 엄선해 담고 있다. 트레킹 마니아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히말라야와 알프스의 클래식 코스부터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코스(? 미얀마 껄로)까지 두루 남았다. 또한 초보자부터 중?고급자까지 모두 가볼 수 있는 코스도 수록했다.
돌로미티의 트레치메, 융프라우의 실스마리아와 아이거 트레일, 바흐알프제 등은 아이와 함께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길이다. 그럼에도 풍경은 세계 어느 길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빼어나다.
중?고급자라면 돌로미티의 알타비아1, 알프스의 오트루트,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 서킷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등 정통 클래식 코스를 추천한다. 왜 그곳이 오랜 세월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지 온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가까운 곳에서 트레킹 하고 싶다면 아름다운 자연을 잘 간직하고 있는 일본 북알프스의 시로우마다케나 삼나무의 왕국인 야쿠시마를 걸어보길 바란다.
▶ 준비부터 실전까지 완벽한 안내서, 『해외 트레킹 바이블』
『해외 트레킹 바이블』에는 여행자가 코스를 정하는 것부터 트레킹을 마칠 때까지의 모든 과정들이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다. 해외 트레킹을 가고자 마음먹었다면 걷고 싶은 코스를 정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한눈에 보는 해외 트레킹 코스]와 [장소 정하기]에서는 여행자의 스타일에 맞게 코스를 정할 수 있도록 지역, 거리, 난이도, 베스트 시즌, 편의성 등을 기준으로 코스를 구분했다. [장비 준비하기]에서는 해외 트레킹을 갈 때 가지고 가야 할 필수 장비들(등산화, 스틱, 배낭, 의류, 모자, 장갑, 선글라스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수십 년 동안 쌓아 온 작가만의 노하우를 담아 야무지게 배낭 꾸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실전 단계에서는 15개의 트레킹 코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상세하게 소개한다. [기본 정보]와 [여행작가의 노트]에서는 트레킹 시작 전에 전체 코스를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도록 코스 전체 고도표와 입체 지도, 일정과 베스트 시즌, 소요 시간, 뷰 포인트 등이 정리되어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까지의 이동 방법(항공, 지역 교통), 숙소, 장비, 비자, 안내 표시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트레킹을 더욱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구간별 가이드]에서는 코스를 조금 더 세분화하여 구간별(또는 일별) 고도표와 지도, 구간 특징, 주의 사항 등을 일러주고 있다. [트레킹 에세이]에서는 작가의 입을 통해 길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최대한 솔직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표현했다.
신뢰도 100%의 트레킹 전문 여행작가가 준비부터 실전까지 완벽하게 정리한 『해외 트레킹 바이블』만 믿고 따라가 보자. 분명 후회 없는 걷기 여행이 될 것이다.
▶ 해외까지 가서 트레킹만 하기 아쉽다면? 트레킹 전후에 여행할 만한 명소 추천
해외로 트레킹을 가서 걷기만 하고 돌아올 수는 없는 일! 트레킹 준비도 빠듯한데 주변 여행 명소까지 찾아보려면 준비 시간이 매우 촉박할 것이다. 『해외 트레킹 바이블』에서는 트레킹 전후에 들러볼 만한 주변 명소를 소개하고, 그 지역의 교통?숙소?식당 등 주요 정보도 함께 제공해 낯선 곳에서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했다.
트레치메와 알타비아1 등 돌로미티를 걷는다면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추천한다. 베네치아는 돌로미티 지역의 중심 도시인 코르티나담페초에서 매우 가깝다. 베네치아의 미로 같은 골목을 구석구석 둘러보는 건 돌로미티를 걷는 것만큼 흥미롭다.
아이거 트레일, 바흐알프제 등 인터라켄 지역을 걷는다면 하늘로 떠나는 산악열차를 타고 융프라우를 둘러보자. 융프라우요흐의 스핑크스 전망대에서 설경을 바라보며 맛보는 라면은 최고의 별미다.
‘풍요의 여신’이 다스리는 안나푸르나 서킷을 걷는다면 네팔 포카라의 명소들을 둘러보자. 네팔은 2015년에 발생한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보았지만 포카라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어 주변 명소를 둘러보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포카라는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이 트레킹을 준비하거나 트레킹 후에 휴식을 취하는 곳으로, 사랑코트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이 매우 환상적이다. 이곳에서 안나푸르나 네 자매(안나푸르나 Ⅰ, Ⅱ,Ⅲ, Ⅳ)와 마나슬루, 마차푸차레 등이 펼치는 감동적인 파노라마를 감상해 보자.
▶ 보기만 해도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고화질 사진 수록
가슴이 뻥 뚫릴 것 같은 파란 하늘과 설산, 정상에서 열리는 시원한 조망,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어 올라간 나무, 열대 우림과 화강암이 어우러져 선사하는 독특한 풍경, 일몰을 앞두고 레이저 광선처럼 쏟아지는 빛줄기 등 트레킹 전문 여행작가가 포착한 아름다운 풍경 사진들을 『해외 트레킹 바이블』에 아낌없이 담았다. 책을 한 장씩 넘기며 사진만 봐도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샘솟을 것이다.
트레킹 출발 전에 한 장 한 장 책을 넘겨보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장소는 어디인지, 카메라 렌즈를 어느 방향으로 들이대면 좋을지 파악해보자. 미리 익혀두면 훨씬 더 즐거운 트레킹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