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소감 및 내용
안나푸르나 트레킹 이후 히말라야에 대한 관심의 대상이 점점 확산중이니, 네팔에서 인도, 다시 티베트로 이동한다. 아마도 최교수께서 내년 여름 카일라스로 가보자는 제안 때문에 더더욱. 티베트의 자연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그들의 삶과 정신세계까지 망라하여. 결국에는 우리 자신의 행복 문제까지도 포함되겠지만.
01. 왜 카일라스인가
- 티베트의 영혼 카일라스: 카일라스 산은 우주의 중심이며 속세의 축이다. 카일라스 산이 지구상에서 가장 신비한 곳이고 세계의 아버지 어머니인 시바 신과 우마 신의 거처. 환희불의 만다라 궁전이 항상 카일라스 산에 존재하는데 궁전의 문은 항상 열려 있고 늘 광명이 비치고 있다.
- 티베트인: 우주의 중심이자 지구의 배꼽인 수메르산이라고 생각하여 강 린포체, 곧 눈의 부처로 부름
- 인도인: 영웅 서사시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메루산
- 불교를 비롯 동양 4대 종교의 성지, 갠지스 인더스강을 포함 4개 강의 발원지,
- 성자 밀라레파를 비롯 수많은 성인들이 깨달음을 얻은 곳, 샤카모니 부처님이 환희불로 화현한 곳, 해발 6,714미터
- 삶은 유랑과 회귀의 반복이다. 돌아오면 떠나고 싶고, 떠나서 천지로 흐르다보면 돌아오고 싶어진다. 욕망의 헛배가 부르면 부를수록 더욱 그렇다. 죽을 둥 살 둥 바쁘게 욕망을 좇아 달려가면서, 그러나 달려 나가던 어느 길 끝 어두운 골목에 문득 멈춰서서 뒤돌아보면, 무엇이 거기에 있는가. 모든 일상이 무난할지라도, 그 무엇인가 2프로, 혹은 20프로 부족하진 않은가.
02. 하늘길(天路)
- 북경 서역 - 라사: 밤 9시 30분 출발
- 타시딜레: 안녕하십니까라는 뜻의 티베트 인사말
- 열차 개통: 2006년 7월1일, 북경 - 시안 -란저우 -시닝-거얼무-라사, 총 4,064km, 47시간28분 주파
. 거얼무 - 라사: 1,142km, 평균해발 4,500미터, 만년동토 구간 550km, 초고높이 5,072미터 탕구라 고개
. 달라이 라마가 문화적 대학살이라고 항변, 티베트 영구지배 통로, 객실 4인용/6인용, 산소공급장치
- 영혼의 성소라고 불렸던 티베트 공원의 하늘로 가는 길이 문명권의 폭주자가 달리는 하늘길 때문에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신에게 가는 길을 더 이상 하늘길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 같다.
03. 흔들리는 영혼, 라사
- 티베트: 서북쪽 쿤룬 산맥, 동북쪽 탕구라 산맥, 남쪽 히말라야, 동서 3,000km, 남북 1,200km의 광대한 고원 분지
- 고유한 전통문화가 발전 및 비교적 훼손 당하지 않고 보존, 지구촌의 박물관, 종교와 정치의 분리 없이 20세기 맞이
- 포탈라궁: 정치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백색궁 + 종교적인 신권의 적색궁
. 7세기 손챈감포 시대 시작, 13층 높이, 동서 360미터, 방 천개 이상, 수천kg의 금을 부어 축조한 스투파, 불상, 미라, 탱화
- 삶의 조건이 열악할수록 그 조건을 넘어서려는 인간의 의지는 더욱 더 강화
- 티베트의 영혼을 무너뜨리기 위해 중국정부는 쾌락의 병균을 은밀히 유포: 매춘 홍등가
. 포탈라궁은 달라이 라마의 망명으로 속이 텅비었고 인민광장, 대형마켓, 유흥가로 포위
. 하지만, 마니차를 돌리면서 사원들을 순례하는 수많은 순례객 => 옳거니, 부처님이 여기 계시네!
04. 간덴 사원에서 만난 젊은 스님
- 티베트 여행자가 만나야 할 세가지: 유순하고 단순하게 사는 티베트 사람들, 우리의 본성과 닮은 텅 빈, 그러나 너무도 맑은 고 원의 풍경, 불가사의할 만큼 크고 장엄한 사원들 순례
- 간덴 사원: 티베트 불교 최대종파 겔룩파의 총본산, 15세기 설립, 문화혁명때 심하게 파손, 공중폭격까지.
. 얄룽창포강을 따라가는 포장도로, 초원의 방목, 마을 주변의 쌀보리밭 등을 지나 해발 4,300미터 산꼭대기에 위치.
. 하늘궁전 같은 느낌, 티베트 여성들 비탈길 오르내리면서 향풀 '사'를 채취
. 금과 은으로 장식된 겔룩파 창시자 총카파의 관이 세르캉의 2층에 위치
. 800명 정도의 젊은 스님들이 거주, 불교대학 2개 설립
. 옴 마니 팟메 훔: 순수한 본성의 상태로 마음자리를 옮겨 놓을 수 있다고 믿음
05. 티베트의 젊은 꿈과 이상
- 티베트인과 한족의 결합은 그리 많지 않다: 티베트인의 민족의식 강함, 한족은 장족을 더럽고 비문화적이라 생각
- 티베트인은 여성을 태양으로 생각하고 남성을 달로 본다. 여자가 아이 양육, 양떼 돌봄, 음식조리. 남자는 하는 일 없음
- 라사: 동쪽은 조캉 사원을 중심으로 낡은 건물, 티베트인 거리. 서쪽은 포탈라궁 주위로 새 건물, 소비적 행락의 한족 거리
- 티베트 젊은이들의 소망하는 직업은 공무원, 가장 세기 때문.
06. 달라이 라마의 여름 궁전
- 현재 제14대 달라이 라마: 툽텐 가쵸의 예시대로 라사의 북동쪽 암도 지방에서 탄생, 텐진 가쵸
. 달라이 라마: 큰 바다와 같은 높은 덕을 지닌 스승. 살아 있는 부처로서 관세음보살의 화신.
. 3세때 13대 달라이 라마의 현신인 걸 인정받고 포탈라 궁으로 입궁. 16세때 달라이 라마로 옹립, 중국의 점령 후 1년 뒤.
-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모든 삶은 근본적으로 행복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그 행복은 각자의 마음 안에 존재한다.
- 1959년 라사 민중봉기: 수천 사원이 파괴, 12만명 이상이 학살, 이후 소수 심복들과 티베트 군인으로 변장하여 티베트 탈출
- 여름 궁전 노불링카: 18세기 건축, 보석궁전, 울창한 숲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생기발랄
- 달라이 라마: 사원도 필요 없다. 복잡한 철학도 필요 없다. 우리 자신의 머리, 우리 자신의 가슴이 바로 우리의 사원이다. 나의 철학은 바로 따뜻함이다.
- 수많은 자유와 수많은 기회가 있다고 티베트 사람들은 믿는다. 그들이 말하는 자유와 기회는 심지어 죽음까지도 뛰어 넘는다. 필요한 것은 자기 혁신이다. 고통에 찬 자기 혁신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면 언제든지 확실히, 고요하고 기쁜 가능성의 바다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07. 티베트 사람들의 축제
- 근처 여섯 마을이 승마경기를 하는 望果祭 우연히 목격
. 세대간의 간극도 없었고, 승자와 패자간의 서열주의적 분별도 없었음. 다만 장유유서의 아름다운 풍경.
. 축제를 통해 신과 만나고, 사람과 친해지고, 열심히 일할 힘을 얻는다.
- 필요한 것은 참된 영성이다. 자본주의적 욕망은 만족을 모르는 괴물이다. 만족을 아는 가장 큰 재물을 소유하지 못한 자에겐 참된 영성이 깃들 여지가 없다.
08. 본성 그대로의 남쵸 호수
- 남쵸 호수: 하늘 호수라는 뜻. 둘레 70km, 염호로 물빛이 투명해 푸른 보석으로 불리며 영혼의 표상으로 추앙됨
- 라사에서 북쪽 190여km, 2시간이면 담숭 도착. 녠젠탕글라 (7,111M), 삼다인캉(6,590M)의 위용 조망
. 남쵸자연보호구역 내 호수 위치, 해발 4,718M
. 라큰라 고개: 해발 5,190M, 호수 조망, 티베트의 빛깔 그 자체, 감히 말하건대 나는 신을 느꼈다.
=> 성냄과 욕망과 무지의 三毒이 내 속에서 소멸되고 있다는 판타지도 나는 맛보았다. 나는 오래오래 그 언덕마루에 앉아 있었다. 햇빛이 너무 찬란해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지만, 단념했던 모든 권리가 다시 들어오는 것을 보려고, 나는 한사코 눈 부릅뜨고 하늘과 대지가 한 덩어리로 교접된 티베트 고유의 푸른 빛을 보았다. => 나는 본성의 빛을 남쵸호수에서 보았다.
. 호수에서 고기를 잡거나 배를 띄우는 것은 불경한 짓
09. 행복해지는 길
- 티베트 여행을 단지 구경꾼의 마음으로 가면 다만 '가난한 나라의 후진적인 문화'를 보기 위해 비싼 돈과 많은 시간을 허비한 것이 되고 만다. 준비해야 할 것은 순정이다. 돈으로 나를 꾸미거나 오만으로 나를 높이 세우고 가는 티베트 여행은 본전치기에도 훨씬 못 미치고 만다. 무엇이든 빨아들일 수 있는 스펀지 같은 마음, 욕망의 허드레 가면을 버리고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가면 티베트는 놀라운 지름길을 타고 내 안으로 단번에 쏟아져 들어온다.
-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과 지원조로 동행하는 사람은 똑같은 공덕을 쌓게 됩니다. .... 물론 그들이 길에서 먹는 음식은 최소한의 것이고 잠자리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그렇지만, 한없는 순정으로 신의 품에 드는 길이니, 그들은 두려움이 없고 무엇보다 자유롭다.
- 전통적인 티베트 불교의 수행 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정견과 명상, 그리고 행위의 세가지이다. 욕망의 거품을 걷어내고 존재의 근원을 절대적 상태로 바라보는 일이 그 첫째이며, 정견을 다져 끊이지 않는 체험으로 만드는 명상의 과정이 그 둘째이고, 그 결과를 우리의 실재적 삶과 합일시키는 것이 그 셋째이다.
=> 오체투지로 순례길에 오른 사람들은 이 세 과정을 모두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셈이니까 부족하거나 두려움을 느낄 것이 있을 리 만무하다. 행복헤지려면 마음의 길을 가야한다.
10. 부처가 사원을 떠나고 있다
- 내부적으로는 중국 정치권력의 지배와 감시가 대형 사찰을 떠받쳐 온 율법의 정통성을 목 조르고 있고, 현상적으로는 자본의 잠식에 따른 배금주의가 사찰의 구성원들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 아니곰파: 아니상쿵이라고 불리는 작은 절은 조캉 사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남동쪽 좁은 골목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절로써 1,000개의 팔을 가진 천수관음보살을 모시고 있는 비구니 절이다.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절의 규모가 작고 또 비구니들만 기거하는 절이라서 아마도 정치와 자본의 바람으로부터조금 비켜나 있었을 터였다.
=> 내가 티베트를 가기 전에 상상했던, 고요하고 환하고 경건한, 그래서 그 안으로 들어서면 곧 신의 품으로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아니상쿵을 만날 수 있었던 건 행운이다. .... 절문 주위에 비구니들이 직접운영하는 작은 식당, 불교용품 가게... 예불은 경건하게 진행
=> 나는 비로소 영혼의 성소라고 불리는 티베트를 본 것 같았다. 그곳은 고요하고 환한 빛의 세계였다. "하늘은 무지개가 나타나도 우쭐거리지 않고 구름이 나타나도 실망하지 않는다. 깉은 충족감으로 가득할 뿐이다. 윤회와 열반의 허울을 보게 될지라도 당신은 그저 빙그레 웃을 뿐"인 한 세계를 나는 비로소 보았다.
11. 여행자의 짐은 고통스럽다
- 티베트에서 죽음은 큰 의미가 없다. 살아 존재하는 모든 것은 영원히 다시 태어나기 때문이다. 죽음은 자연스러운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다.
* 49일: 죽은 다음 삶으로 다시 태어날 때까지의 시기, 티베트어로 최니, 산스크리트 어로 다르마타, 우리말로는 中陰
=> 근본적인 순수의 공간 안에 떠도는 시기. 다르마타가 지나면 모든 영혼은 전생의 카르마에 따라 다시 생성된다. 그가 무엇으로, 어떤 환경을 갖고 태어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업력에 달려 있다. 살아생전 고통받은 삶일수록 더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 새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고 티베트 사람들은 믿는다. 그러니, 죽음이 왜 슬프겠는가.
- 鳥葬, 천장: 티베트 사람들이 제일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장례 풍습 , 라사 부근에서는 세라 사원 천장터가 대표적
. 세라 사원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타티푸 언덕 후면에 위치. 도중에 총카파, 파드마 삼바바의 암벽화
. 언덕 후면의 암자에서 바라보이는 너럭바위가 천장을 하는 곳
. 천장 과정: 스님 주제 천도제, 돔덴이 사지 절단, 너럭바위에 놓아 두면 독수리떼가 다려듦, 뼈를 절구에 빻아 찜바 가루와 버무림, 다시 독수리 떼가 뼛가루를 먹음. => 최종적으로 시신은 남는 부분이 하나도 없음
- 천장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난한 민중은 견장, 어장, 히말라야에서는 화장 (티베트는 땔감이 귀해 화장은 별로 없음). 가장 나쁜 것은 땅 속에 묻히는 것
=> 티베트 고원은 배부분 암반층이라 땅을 깊이 팔 수 없고, 습도와 산소가 부족해 잘 부패하지 않음. 시신이 부패하지 않으면 다르마타의 과정을 거쳐 태어날 때 장애를 받음.
- 삶이란 육체에 잠시 머무는 여행과 같다. 그래서 티베트 사람들의 장례식은 아주 소박할 뿐 아니라, 살아 있을 때도 쓸데없는 욕심으로 번거로운 일을 벌이지 않는다. 배고픔을 채우고 추위를 가릴 정도의 옷만 갖추면 만족한다. 삶은 단순하게 운영될수록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여행자에겐 짐이 무거울수록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12. 티베트 제2의 도시 시가체
- 라사 - 시가체: 우정공로를 따르며 라사 출발 1시간 후 갈림길. 북쪽 코스는 도시도 없고 단조롭지만 코스가 짧고 완만. 반면 남쪽코스는 캄바라 고개(4,794미터), 얌드로쵸 호수(티베트 4대 성호), 간체쿰붐을 볼 수 있음.
. 라사에서 5시간만에 시가체 도착, 서부공정의 중심도시. 중심도로 이름이 상하이로. (라사에서는 베이징로)
. 시가체 요지는 거대 자본이 장악, 주인이었던 장족들은 변두리 노천시장으로 밀려남
. 중국 정부가 임명하여 티베트 종교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판첸 라마의 근거지 타쉴훈포 사원이 위치
- 얄룽창포강: 카일라스에서 발원하여 방글라데시까지 2,900여Km, 평균고도 4,000미터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을 흐르는 강
- 북쪽 코스 선택: 양수 발전소, 시골 마을집엔 아마 강요에 의한 룽다 대신 오성홍기들, 유채꽃밭, 사막화 진행
- 존재의 빛은 죽은 것들 속에서 더 빛난다. 삭막하기 이를 데 없는 티베트 고원에서 만나는 유채꽃밭의 싱그러운 빛은 그러므로 감동을 준다.
13. 타쉴훈포와 티베트 권력의 비밀
- 가장 윤기 흐르는 사원이 타쉴훈포, 권력의 중심이기에. 불교대학과 탄트라 대학 설립
. 총카파의 제자이며 11대 달라이 라마 겐덴 드루프가 1447년 설립
. 다른 절에 비해 개보수가 원활하여 깨끗하고 현대적이며 장엄, 상당수 승려들이 중국어와 영어 사용
. 세계 최대 26미터 금동불, 눈빛에 붉은 기색이 떠도는 미륵좌상이 화려하고 아름다움, 1914년 900명 장인이 4년에 걸쳐 제작
. 역대 판첸 라마 영묘탑, 특히 중국정부가 1000억을 들여 10대 판첸 라마 영묘탑 만들었다함, 4대 영탑전은 높이 11미터
=> 10대 판첸 라마는 중국에서 태ㅔ어나 처음에는 티베트인들의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나중 인권과 자유에 헌신하여 존경받게됨. 1989년 시가체 방문 때 돌연 심장마비로 사망했는데, 중국 공안당국의 살해설
. 현재의 11대 판첸 라마는 기알첸 노르부는 베이징에서 학습중이며, 중국 정부가 옹립하였고 티베트인들은 가짜라고 여긴다.
. 달라이 라마를 정점으로 한 권력 세습의 제도는 중국 점령 이전에도 천년 이상 계속
=> 어린 아이를 활불로 모셔놓고, 각파와 지도층 승려들이 권력을 배분하며 투쟁과정. 천년 이상 계속된 내부 투쟁에 따른 티베트인들의 카르마일지도 모른다.
- 티베트 4대 종파 출현 순: 닝마파, 카규파, 샤카파, 겔룩파
. 닝마파: 8세기 인도에서 히말라야를 넘어 티베트 고원에 불교 전파한 성자 파드마 삼바바, 혹은 연꽃에서 태어난 구루린체포에 의한 종파, 붉은 옷과 모자를 사용해 홍모파. 제15대 달라이 라마 배출, 현재는 대부분 대처승으로 가정을 꾸려가는 고파
. 카규파: 11세기 탄트라 수행자이자 경전번역가 마르파, 원의 세조 쿠빌라이 칸에게서 검은 모자를 하사받아 흑모파, 영적인 능력이 뛰어난 라마는 죽은 뒤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 다시 태어난다는 활불 제도 확립
. 샤카파: 13세기 원나를 압고 부상하여 티베트 정치 종교 권력을 장악, 총카파가 겔룩파 창시 전까지 권력 유지, 샤카 사원을 중심으로 티베트 남부지방 관장, 대개 대처승, 샤카 사원은 시가체에서 1시간 남하하는데 매우 퇴락한 사태
. 겔룩파: 14세기 샤카파에서 분리하여 성직자 개혁 강조하며 총카파가 창시, 현재 최대 종파, 인도 망명의 달라이 라마, 그리고 타쉴훈포의 판첸 라마도 모두 겔룩파 소속
14.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가
- 시가체 -> 샤카사원 -> 라체(Lhatse): 고원 대지 더욱 황량, 네팔행 우정공로, 도로 평탄 쾌적, 쌀보리 작물
* 티베트인 주요 먹거리: 쌀보리, 샤간포(양고기 말린 것), 수유차(야크 젖으로 만든 차), 짬바(보릿가루 + 물 반죽), 뚝바버드(보릿가루 수제비)
- 샤카 사원: 우정공로 버리고 남하, 13세기에 원의 후광을 업고 종교 및 세속 권한 장악하여 티벳 100년 이상 지배. 원이 티베트불교를 국교로 삼아 세계화 과정 성과
. 샤카: 이 종파의 창시자 콘쵸크겔포의 스승 샤카 예쉬의 이름에서 유래
. 사원은 정사각형 담장 안에 전각 배치, 한적하고 어둠침침하고 퇴락, 중정에 돌로 난간을 축조한 오래된 우물은 원 나라 시절에 판 우물
- 라체: 작은 도시, 교통의 요충, 곧 서부 티베트와 네팔로 길이 갈라지므로 여기서 하룻밤 숙박, 이후 온수공급 숙소 없음
- 몸과 말과 생각이 행한 것의 총체가 바로 스스로 만든 카르마, 곧 자업이 되며, 자업은 그 결과를 낳는다.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것이다.
- 식사 후 이뇨제 복용: 이후 카일라스 산까지 1,000키로, 4,000미터 이상의 고원 길 대비하여 고소증 예방
- 라체 이후 갈림길에서 남쪽은 우정공로로 네팔행, 직진은 카일라스 행은 비포장 도로
15. 신으로 가는 길
- 라체 -> 상상 -> 얄살 따오반
- 4,700미터 카트라 고개, 라체 - 상상 122km를 6시간 소요, 상상 - 얄살 따오반 120km를 8시간 소요
- 랜드 크루저 + 노련한 기사 => 진흙탕 험로 통과
16. 화장실 없는 숙소의 하룻밤
- 얄살 따오반 -> 사가 -> 5,000미터 고갯길 정상
- 얄살 따오반: 화장실 시설없음, 마을 주변 광야는 오물 천지, 밤마다 별빛과 막힘없이 교유
- 사가 마을: 라체 - 카일라스 구간에서 가장 번화한 마을, 네팔행 도로와 카일라스 행 도로 합쳐지는 곳
- 5,000미터 고갯길 정상: 광활한 초원 조망, 방목 야크, 양, 염소 수천 마리, 6-7천미터 만년설 봉우리, 절세의 경치
=> 내 영혼은 삽시간에 완전히 자유로워졌다. 그것은 뛰어난 풍경이 준 자유였다. 문명으로 억압돼 있던 야생이 살아나 내안에서 자유로운 춤을 추고 있었다. 내가 곧 풍경이 되는 순간이었다. => 대자연이야말로 자비이자 본성이고 쇠퇴하지 않는 에너지라는 걸 비로소 깨달은 느낌이었다.
17. 유목민들이 꿈꾸는 영원
- 5,000미터 고갯길 정상 -> 종바(Zhonba) -> 파르양
- 티베트 유목민: 한두가구 유목생활 혹은 마을단위 유목 (가축 수를 증가시켜야 촌장 자리 유지)
* 티베트 고유의 야생 당나귀 키앙: 자유의 상징
18. 부처님의 집
- 파르양 -> 다르첸(해발 4,560미터): 약 300km
- 얄룽창포 지류는 물살이 급한 흙탕물, 물길을 자주 가로질러 가야하며 오도가도 못하며 잠길 때도 많음
- 다르첸에 근접할수록 사구가 자주 보임
- 마윤나 해발 5,216미터
- 마나사로바 호수: 우주의 자궁으로 요니를 상징, 카일라스는 링감을 상징
=> 카일라스 정수리로 부터 뿜어져 나오는 우주적인 에너지가 구름장을 뚫고 와 내 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 때문에 나는 한 순간 전신을 부르르 떨고 만다. 감히 고백하거니와, 그것은 습관과 관습에 의지해 살아온 나의 낡은 자아를 카일라스가 두건을 벗기는 것처럼 단번에 벗기는, 그런 느낌이다.
- 다르첸 마을: 해발 4,560미터, 순례의 시작
19. 신의 얼굴을 보다
- 순례 시작: 다르첸
- 죄없이 유지되는 생명은 없다. 살아있는 것은 어쨌든 다른 무엇을 소비하지 않고선 그 명줄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본질적으로 보면 오래 살수록 죄가 쌓인다. 순례길에 오른 티베트 사람들은 신의 품에 들기를 갈망하는 마음이 최고조에 이르는 것과 달리 최소한의 소비로서 마음을 정화시키니 순례중에 죄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믿는다.
- 순례는 시계 방향: 왼손은 더러운 것을 처리하기 때문에 신의 마음이 깃든 성지에 왼쪽 손을 댈 수는 없다. 티베트 토착 종교 뵌교도는 반대 방향 순례
- 순례 코스: 안쪽 코스는 길이 험하여 일잔인 접근 제한. 바깥쪽 코스는 53km, 4,,600미터에서 시작하여 5,630미터 고개를 돌아 원점 회귀하는데 2박3일
- 카일라스인도의 영웅 서사시에 등장하는 메루산, 신의 땅, 는 산중의 산. 갠지스강, 인더스강 등 4대강의 발원지,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뵌교 등 4대 종교의 성지
=> 티베트 이름은 강린보체, 눈의 活佛이라는 뜻
- 다르첸 마을 -> 순례길 초입 약 6km, 첫 야영지 다라푹곰파까지는 6시간, 20km
- 신의 얼굴: 거의 직벽으로 솟아오른 카일라스 정수리가 구름 위로 불끈 솟아나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주봉을 중심으로 그 좌우에 쭉쭉 뻗어 올라간 수많은 봉우리들이 마치 수천의 나한상 처럼 주봉을 감싸고, 비단 띠처럼 휘돌아져 흐르는 푸른 강 너머 바깥쪽 역시 수천의 기암절벽을 이룬 다른 산들이 정중동의 천군만마 떼 처럼 금방이라도 지축을 흔들며 내달릴 기세이다. 좌우 사방에서 수십 수백미터의 크고 작은 촉초들이 도열하고 있다.
20. 본성의 얼굴-카일라스 북면
- 순례: 다르첸 -> 추쿠곰파 -> 디라푹곰파 (인근에서 텐트 야영) -> 톨마 라 고개(해발 5,630미터) -> 주툴푹곰파
- 16아라한: 카일라스 순례 시작후 곧 만나는 사람 형상의 여러 뾰족한 봉우리 (카일라스 남쪽 사면), 아라한은 욕망과 번뇌를 완전히 이겨낸 자
. 16아라한 도열 + 해자같은 강(인도 대륙으로 흘러가는 신들의 강) + 낭떠러지를 이룬 직벽의 산군 => 그 사이 협곡이 순례 코스
- 추쿠곰파: 순례길 5 곰파중 가장 먼저 건축, 멀리 장수산봉과 16아라한과 그 위로 불끈 솟은 마하칼라 봉우리들(시바신의 상징), 해발 5천미터이지만 염소 떼, 사람들 거주
. 인사말: 타시델레 (안녕하세요) - 투제체(큰 자비, 이승에서 깨달음을 얻기를 뜻의 감사의 인사말)
- 디라폭곰파: 다르첸에서 20여km, 카일라스 북면 조망, 암야크 뿔 동굴, 해발 5,210미터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원, 순례길에서 보면 강 건너편 가파른 사면에 위치 .
. 칼마파 사원: 영적능력이 뛰어난 라마들은 다른 이의 몸을 빌려 다시 태어난다는 환생설 최초 확립
. 고승 고창바: 동굴에서 수행하다가 카일라스 일주 길 처음 열었음, 이 때 여신 타라가 암야크 형상으로 나타나 길 안내, 나중 뿔과 발굽 표시만 남겨두고 동굴로 사라짐
- 천막 여인숙 곁에 텐트 야영, 천막 여인숙에서 침대 및 식사 해결 가능, 순례객들 포터 대동
- 나는 하나씩 둘씩 다투면서 돋아나는 별을 올려다보려고 고개를 한껏 젖힌다. 눈을 찌르고 들어오는 것은 그러나 별빛이 아니다. 온갖 번뇌 망상을 한꺼번에 벗겨 내고 만 본성 같은, 우주의 심지 같은, 부처 같은 카일라스 북면 정수리의 흰 광채가 내 눈을 찌르고 들어온다.
- 티베트의 스승 중 하나인 딜고 켄체 선사는 티베트 수행 전통을 설법: 먼저 존재의 근원을 바르게 꿰뚫어 보고, 그 다음엔 명상을 통해 바르게 본 다음 다지며, 마지막으론 실재적 삶에 그것을 합일시키는 행위로서 실천
- 아침에 일어나니 전방에 유난히 날카로운 삼지창 모양의 봉우리: 마하칼라봉
- 주툴푹곰파: 디라폭곰파에서 18키로, 노상묘지라는 가파른 자갈길 지나 톨마 라 고개(5,630미터)를 넘어가려면 서둘러야 함
21. 톨마 라 정상에서
- 톨마 라로 이어지는 길고 가파른 비탈길: 카일라스 북동쪽 자락, 오른 쪽으로 거대한 빙하, 84명의 인도 성인 묘지가 있다지만 찾아볼 엄두가 나지 않음, 툴마 라 고개까지의 2시간 이상 고갯길 자체가 묘지나 다름없음, 이른바 해탈 고개
. 순례객들은 지난 날의 죄 많은 자기 자신을 버리고 간다는 뜻에서 이 고개에 이르면 옷이나 신발을 벗어 놓거나 머리, 혹은 손톱, 발톱 등을 잘라 놓고 간다. 죽은 자, 혹은 환자의 업을 씻을 수 있다하여 유품이나 물품을 두고가기도. => 고통을 바치지 않고선 넘어갈 수 없는 해발 5천미터가 훨씬 넘는 해탈 고개는 업에 따른 끝없는 윤회의 사슬을 끊고 싶은 중생들의 눈물겨운 소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 괴기할 정도의 정적이 해탈 고개를 지배. 온갖 유품이나 물건들이 썩어가며 악취. 무섭고 그로테스크하고 슬프다.
=> 옷가지 하나, 머리칼 한올이 모두 절실한 염원을 담고 있으니, 곧 이승에서의 고통에 찬 결핍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 業鏡臺: 전생의 모든 업인을 비춰주는 거대한 바위. 나는 업경대에 이마를 내려놓고 눈을 감는다. 죽은 자를 위해 진혼제를 올리는 스님이 큰 소리로 불경을 외우면서 내 옆을 지나간다. 작은 욕망 때문에 인생의 다른 소중한 무엇을 낭비하지는 않았던가. 아니, 하찮은 생의 물집을 견디는데 급급해서 더 큰 사랑을 다 팽개치고 살아온 것은 아닐까.
- 업경대를 지나면 경사면이 더 가파르다. 해발 5600미터에 근접하니 숨이 턱 막히고, 토할 것 같다.
. 근처에 조장터가 있어 몇몇 독수리들이 날고 있다.
. 발 밑으로 진녹색 호수, 즉 자비의 호수
- 드디어 해발 5,630미터 톨마 라 고개 정상
22. 자유로운 가객 밀라레파
- 고개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한동안 경사가 급하고 험한 돌밭 계속, 한참 후 드넓은 평원
- 조추강: 하상이 수백미터, 다르첸을 지나 일부는 얄룽창포로 흘러들고 또 일부는 머나먼 인도대륙을 지나 인도양으로 빠질 것이다.
- 성자 밀라레파(1052-1135): 철없던 시절 삼촌 가족을 비롯 수십명을 살해, 경전번역과 탄트라의 달인 마르파(1012-1099)를 만나 죽음보다 더한 수행과정을 거친 후 1만개의 노래를 지은 가인으로 성스런 반열에 오름. 쐐기풀만 먹으며 카일라스에 기거했던 위대한 스승
. 물질적 세상이 주는 안락함과 사치는 본질적인 자유를 억압할 뿐이라는 걸 깨닫고 카일라스 동굴에 은거
. 인생은 짧고 죽음의 시간은 확실하니 명상에 전념하라. 목숨을 대가로 지불하더라도 악행을 피하고 애써 공덕을 쌓으라. 간단히 말하면 요지는 이렇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고, 이 원칙을 굳게 지켜라.
- 주툴푹 사원의 남루한 숙소에서 하룻밤. 밀라레파는 1만개의 노래를 지은 가객이고 언어의 마술사이고 노래로써 천상에 이른 카일라스의 오르페우스였다.
. 사원 안의 밀라레파 기적의 동굴: 그가 암반을 들어 올릴 때 댔던 머리 자국과 손자국이 남아있음
. 사원은 문화혁명때 홍위병들이 파괴하였고, 이후 수행자들이 궁벽한 사원을 떠나 퇴락
=> 제국주의적 거대 중국의 어떤 야만성도 밀라레파가 가졌던 언어의 힘을 훼손하지 못한다. 훼손할 수 있는 것은 사원의 전각 뿐이다. 감각적 실체의 모든 것이 무너지고 부서져도 본원은 거기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자는 그것을 보고, 또 어떤 자는 무지해 그것을 보지 못하는 것만이 다르다.
23. 우주의 자궁 ‘마나사로바’
- 카일라스를 떠나 30여km 남쪽으로 오면 우주의 자궁 마나사로바 호수(여성)와 악마의 호수라는 락샤스탈(남성)이 있다.
- 호수 둘레 100여km를 순례, 해발 4,558미터에서 늪지대와 개울을 건너는 순례길은 고통스럽기 그지없다.
- 창조의 신 브라흐마가 아들들이 금욕적인 수행후 목욕할 곳으로 이 호수를 만들었다. 혹은 힌두의 주신인 시바신의 부인이 목욕했다.
, 호수물을 마시면 백년간 죄가 사라진다할 만큼 힌두교도들에겐 성스러운 호수, 가디의 유해 일부를 호수에 뿌렸음
- 물은 생명의 원천이며 여성성, 정화와 포용력의 상징이 된다. 마나사로바 호수는 그런 의미에서 정화의 바다라고도 부른다.
=> 개발의 시대를 불같은 전투력과 열정으로 빠르게 달려온 결과, 이제 배가 고파서 불행한게 아니라 잔인한 경쟁과 분열과 계급 갈등 등으로 불해ㅑㅇ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우뚝 솟은 카일라스의 전언보다 마나사로바가 전하는 물의 마음이다. 물의 마음을 갖지 않고서는 행복하거나 충만해질 수 없다는 사실이 마나사로바 정결한 호수 앞에서 가슴에 사무친다.
- 호숫가엔 무른 진흙이 쌓여 있다. 나도 죄를 씻으려고 호숫물로 들어간다. 진흑ㄹ이 거의 무릎까지 차오른다. 물은 생각보다 따뜻하다.
. 히말라야 산맥 쪽으로 해발 7500미터가 넘는 굴라만다타 산 조망
- 치우곰파: 첨탑처럼 솟은 거대한 바위 위에 지음. 연꽃 속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진 파드마 삼바바가 생애 마지막 7년 동안 수행한 동굴이 있는 사원
. 스님 2명이 기거, 한 평 정도의 동굴
* 힌두교 4대 여신: 땅의 신 로차, 물의 신 마마키, 불의 신 판다라, 바람의 신 타라
24. 옴 마니 팟메 훔
- 티베트에서 보아야 할 것: 슬프도록 투명한 하늘, 황량하면서도 이상한 서기로 가득 찬 대지, 영혼과 육체를 부드럽게 풀어헤쳐 길을 따라 흐르면서 하늘과 땅 사이
=> 천천히 흐르는 기분으로 걸어 보라. 티베트에선 빠른 것과 느린 것의 차이는 크지 않다. 시간을 다툴 것 없고 듣고 본 정보와 지식을 간수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 타르쵸는 염원을 담은 깃발이다. 네팔에서 달리는 말과 같다하여 롱다(풍마)라고 불리는 수직으로 꽂는 것도 있다. 모든 것을 타르쵸라 부르기도 한다.
. 청색 물, 흰색 하늘, 붉은 색 불, 녹색 바람, 노란색 땅 => 존재란 5대 원소의 이상적 배합 => 타르쵸는 살아있는 존재이고 우주
- 옴 마니 팟메 훔 / 옴 아 훔 바즈라 구루 페마 싯디 훔: 티베트 사람의 마음 속에 DNA처럼 깃들어 있는 만트라 두 가지
. 만트라는 모든 경전의 말들을 가장 짧은 언어로 축약한 것이고 우주의 모든 요소와 모든 현상을 부호로써 내장한 영혼의 뛰어난 반도체 칩과 같다.
. 옴은 물의 정수, 아는 소리의 정수, 훔은 마음의 정수
- 달라이 라마: 당신의 괴로움은 당신 자신의 업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지 그것을 정화하지 않는다면, 이 삶이든 다른 삶이든, 어쨌든 업의 과보를 받아야만 한다. 그렇게 때문에 훨씬 괴로운 동물 세계에서 보다, 한층 나은 방식으로 업보를 풀 가능성이 많은 인간세계의 이 삶에서 경험하는 것이 더 낫다고 여겨진다.
25. 티베트가 속삭여 주는 말
- 광대한 티베트 서부고원은 나무 한 그루 없는 텅빈 대지로서 그 자체가 무엇에 의해서도 '방해받지 않는', 마음의 한 표상: 모든 얽매임으로 풀려나 열려 있고, 긴장이 풀린 상태로 유지
- 티베트는 문명의 갑옷에 갇혀사는 우리에게 그 두가지 세계(숨 가쁘고 고통스러운 생존의 세계 / 불멸의 텅빈 본성) 사이의 거리를 극명히 보여준다.
- 티베트 여행은 한마디로 ‘내 안으로 걷기’이다. 단지 이상한 문화를 가진 오지여행으로 생각하고 티베트에 간 사람이라고 해도 일주일, 한 달, 거친 티베트 고원의 길에 흐르다 보면 결국엔 문명과 과도한 정보 때문에 잃어버린 ‘내 안으로의 여행’이 시작되는 걸 느낄 것이라고 본다.
- 티베트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감회는 우리들 삶의 운영 방식이 잘못돼 있다는 사실이다. 본질적으로 우리들 내면에서 더욱 더 멀어지는 길을 가고 있다는 자탄과 자기비판이 티베트에서 받을 수 있는 제일의 선물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평화롭게 살고 싶은가?
관련 서적:
티베트 사자의 서: 파드마 삼바바
티베트의 영혼 카일라스: 로버트 서먼
책소개
티베트에서의 명상!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박범신의 명상 에세이, 『카일라스 가는 길』.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여 활발하게 활동해오고 있는 저자가, 2006년 7월 20일부터 8월 21일까지 한달간 티베트를 다녀온 후, 그곳에서 얻은 깨달음을 정리하여 담아낸 명상 에세이다.
이 책은 산을 세 번 돌면 원죄가 사라진다는 속설이 있는 카일라스에서의 속된 마음을 비우고 참된 영혼을 채워넣는 구도의 여정기다. 신에게 향한 순수한 마음을 지닌 구도자로서의 깨달음이 엿보인다. 나아가 경쟁으로 가득한 문명생활을 누리고 있는 현대인이 바쁘고 복잡한 마음을 훌훌 털어비리고 충만된 영혼의 세계 속에서 참자아를 만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중국화의 바람 속에서도, 티베트에는 욕망과 집착 없이 신을 향한 순수한 믿음을 간직하면서 살아가는 티베트 사람들이 살아간다. 저자는 그러한 티베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평화란 우리 안에서 스스로 찾아야 함을 일깨우고 있다. 티베트의 청명한 자연과 티베트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을 눈으로도 감상할 수 있는 사진을 풍부하게 담아냈다. 전체컬러.
저자 박범신
1946년 충남 논산군 연무읍 출생.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여름의 잔해」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죽음보다 깊은 잠』, 『풀잎처럼 눕다』, 『불의 나라』, 『물의 나라』, 『겨울 강 하늬바람』, 『킬리만자로의 눈꽃』, 『침묵의 집』, 『와등』, 『더러운 책상』, 『주름』, 『나마스테』, 소설집 『토끼와 잠수함』, 『덫』, 『향기로운 우물 이야기』, 연작소설 『빈방』, 『흰 소가 끄는 수레』 등이 있다. 대한민국문학상(1981), 김동리 문학상(2001)과 만해 문학상(2003), 한무숙 문학상(2005) 등을 수상했다.
목차
01. 왜 카일라스인가
02. 하늘길(天路)
03. 흔들리는 영혼, 라사
04. 간덴 사원에서 만난 젊은 스님
05. 티베트의 젊은 꿈과 이상
06. 달라이 라마의 여름 궁전
07. 티베트 사람들의 축제
08. 본성 그대로의 남쵸 호수
09. 행복해지는 길
10. 부처가 사원을 떠나고 있다
11. 여행자의 짐은 고통스럽다
12. 티베트 제2의 도시 시가체
13. 타쉴훈포와 티베트 권력의 비밀
14.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가
15. 신으로 가는 길
16. 화장실 없는 숙소의 하룻밤
17. 유목민들이 꿈꾸는 영원
18. 부처님의 집
19. 신의 얼굴을 보다
20. 본성의 얼굴-카일라스 북면
21. 톨마 라 정상에서
22. 자유로운 가객 밀라레파
23. 우주의 자궁 ‘마나사로바’
24. 옴 마니 팟메 훔
25. 티베트가 속삭여 주는 말
책 속으로
내 갈망이 부족하여 신이 길을 열어 주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럴수록 그리움은 길어졌고, 자주 꿈속에 나타났다. 카일라스 대형 사진을 구해 내 방에 세워 두고 한참씩 들여다보기도 했는데, 어떤 날은 난데없이 콧날이 찡해지기도 했다. “저곳엔 신으로 가는 길이 남아 있을 거야.” 나는 중얼거렸다. 그만큼 카일라스로 상징되는 그 어떤 충만된 영혼의 세계에 대한 갈망과 염원이 깊어지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카일라스 역시 하나의 과정이었다.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카일라스는 밤낮없이 내게 묻는다. 그것은 시작이고 끝이고 물음표다.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도 카일라스가 그렇게 들어가 박혔으면 좋겠다. 당신과 함께 떠나고 싶다. 떠도는 길에서 동행자를 만나는 건 신이 주신 행운 아니겠는가.
― 「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는 ‘신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더 이상 사랑 앞에 무릎 꿇고 경배 드리는 자도 없고, 더 이상 물질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운 자도 없으며, 더 이상 시시각각 다가오는 시간에 의한 참담한 소멸에 대해 주목하는 자도 없다. 문명의 세계는 재래적인 정글의 법칙도 없는 잔인한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고 말았다. 무한경쟁의 원리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끝없이 이간질시켜 인간주의의 사막화를 가속화시킨다는 점에서, 지금 이 시대보다 더 야만적인 시대가 과거에 있었던가.
중국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을 달리는 찡장 철도를 ‘하늘길(天路)’이라고 명명했다. 관광객이 지금보다 연간 80만 명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보고가 나와 있다. ‘영혼의 성소’라고 불리웠던 티베트고원의 ‘하늘로 가는 길’이 문명권의 폭주자가 달리는 ‘하늘길’ 때문에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신에게 가는 길을 더 이상 ‘하늘길’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출판사 서평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박범신의 명상 에세이 『카일라스 가는 길』이 출간되었다. 『카일라스 가는 길』은 작가가 지난해 7월 20일부터 8월 21일까지 티베트를 다녀온 다음 그곳에서 보고, 듣고, 겪고, 깨달은 바를 담은 명상 에세이다. 이미 히말라야를 여덟 차례나 다녀온 바 있는 작가는 이번 여행을 통해 산 주위를 세 번 돌면 원죄가 사라진다는 속설이 있는 카일라스 일대에서 특히 수행자들의 삶을 눈여겨 살펴보며, 속된 마음을 비우고 참된 영혼을 채워 넣는 구도의 여정에 중점을 두었다. 태고의 순정과 신에게 향한 순수한 마음을 지닌 구도자로서의 명상과 깨달음이 돋보이는 『카일라스 가는 길』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현실의 복잡하고 어려운 마음을 훌훌 털어 버리고 내면의 깊은 곳을 살피고 찾아가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더불어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티베트 자연과 사람들의 순수한 사진 속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나 자신도 그곳에 함께 머물고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할 것이다.
필요한 것은 참된 영성이며, 순정이다
중국화와 개발의 거센 바람 속에서도 티베트에는 여전히 신을 향한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생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아는 이들이 많다. 티베트 여행을 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그러한 이들의 모습을 보고 스펀지처럼 무엇이든 빨아들일 수 있는 순정이며, 참된 영성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또한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 보다 단순하게 삶을 운영할수록 행복의 지수가 높아진다고 한다. 현생은 영원한 게 아무것도 없지만 본질은 영원하고, 한 생으로서의 이승은 유한하지만 죽음을 거쳐 다시 태어남으로 본원적으로 삶은 영원히 계속된다고 티베트인들은 믿는다. 이러한 티베트인들의 사상은 문명의 갑옷에 갇혀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무엇보다 문명사회에서 숨 가쁘게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물질세계의 만족만으로 충만한 삶을 살 수 없으며, 남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꼭 남보다 행복해지지 않는다. 물론 소유에 대한 경쟁의 정보로 가득 찬 문명사회에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욕망을 쫓아갈 수밖에 없지만, 내 안에서 원하는 본연의 평화와 고요함은 내 안에서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태고의 모습과 현대적 개발의 두 얼굴
카일라스는 해발 6,714미터에 불과하지만 히말라야 산맥의 8,000미터가 넘는 그 어떤 봉우리보다 인도인들과 티베트인들을 비롯한 수많은 아시아인에게 지극한 경배를 받는 가장 성스러운 산이다. 티베트인들은 이 산을 우주의 중심이자 지구의 배꼽인 수메르산(수미산)이라고 생각하여 강 린포체, 곧 ‘눈의 부처’라고 부르고, 인도인들은 그들 영웅의 서사시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메루산’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불교를 비롯한 동양 4대 종교의 성지이자, 갠지스 인더스강을 포함하여 아시아 대륙의 젖줄인 네 개 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파괴의 신 시바신의 거처이자 위대한 성자 밀레르파를 위시하여 수많은 성인들이 깨달음을 얻은 곳이며, 또한 샤카모니 부처님이 환희불로 화현한 곳이기도 하다.
티베트는 1950년 중국에 침략당한 이후 급속히 중국화되고, 세계화와 중국의 폭력적 지배에 의해 자본주의적 소비문화가 널리 팽배해져 가고 있으며 2006년 7월 1일 찡장 열차의 개통과 함께 그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작가는 나름의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모든 것의 본질은 바로 나 자신의 마음이다
척박한 땅 티베트에서 작가가 본 것은 무엇일까. 현생의 삶에 집착하지 않고, 죽음 또한 두려워하지 않는 티베트인들의 남다른 세계관은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조건 중에서 최악이라 할 수 있을 이곳에서 살아온 그들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그래서 그들은 한 송이 들꽃에서도 우주를 볼 수 있다. 현상은 영원한 게 아무것도 없지만 본질은 영원하고, 한 생으로서의 이승은 유한하지만 죽음을 거쳐 다시 태어남으로 본원적으로 삶은 영원히 계속된다. 우리와 같은 혈족주의의 조상숭배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티베트 여행은 한마디로 ‘내 안으로 걷기’이다. 단지 이상한 문화를 가진 오지여행으로 생각하고 티베트에 간 사람이라고 해도 일주일, 한 달, 거친 티베트 고원의 길에 흐르다 보면 결국엔 문명과 과도한 정보 때문에 잃어버린 ‘내 안으로의 여행’이 시작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또한 ‘당신은 행복해지는 길로 가고 있는가’라는 물음 앞에서 당당해지지 못하고, 후회와 상처들에게 둘러싸인 자신에게 새로운 인생의 실마리를 얻은 것이 티베트 고원이 작가에게 안겨 준 감동이다.
'지혜 > 독서, 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 서남부 자연문화 유적답사기: 저자 김종원 (2018.3.26) (0) | 2018.03.26 |
---|---|
티베트에 미치다: 저자 김성태 (2018.3.25) (0) | 2018.03.25 |
山川讀法: 저자 최원석 (2018.2.23) (0) | 2018.02.19 |
저니맨: 저자 파비안 직스투스 쾨르너 (2018.2.19) (0) | 2018.02.19 |
세계 10대 트레일 걷기 여행: 저자 사이토 마사키 (2018.2.19) (0) | 2018.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