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2007.09.23
** 산행지: 관악산 (629M)
** 산행로: 사당 - 마당바위 - 연주대 - 자운암능선 - 연주대 - 학바위능선 - 팔봉국기봉 - 육봉국기봉 - 불성사 - 수목원후문 - 상불암 - 삼성산 - 호암산 - 칼바위능선 - 서울대정문
** 산행시간: 총 613분 (산행 548분 + 중식 및 휴식 65분)
** 단독산행
동네 산악회에서 어느 분이 공고하였지만 명절연휴라 참가신청이 없어 다음 기회로 연기되었다. 원정산행하기엔 무리라 홀로라도 시도하기로 하였다. 일요일 새벽같이 집을 나와 10시간 정도의 장시간 산행에 나섰는데, 연휴라 푹 쉴 수 있으니 무리하기로 했다.
사당역을 지나 관음사 입구 산행들머리에 도착한 것이 07:20분… 단단히 무장하여 경사진 등로를 오르기 시작하여 우선 관음사 경내를 둘러보며 초반의 여유를 만끽하였다. 겉보기완 달리 사찰의 역사가 신라말년 진성여왕 시대로 소급되니 천년사찰이다. 사찰명이 암시하듯 관세음보살상이 우뚝 자리잡고, 특이하게도 삼성각이 전면에 배치되며 바다도 없는데 용왕각도 한 켠을 차지한다.
관음사
첫번째 국기봉이 관음사 위라지만, 위라도 한참을 올라야 하니 거의 30분이 소요된다. 아마도 333봉인데 정상부는 암봉이며, 우측편에 국기가 펄럭이는 모습이 반가웠다. 정상부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길면서도 경사진 암릉을 꽤 올라서야 한다. 밧줄을 잡아가며 오르는데 초반이라 비교적 민첩하였다. 국기봉 배경으로 인물사진 찍기는 시간도 소요되고 낯선 분에게 부탁하기도 어려워 간단히 국기봉 사진만 남기고 다시 출발.
1번 국기봉(관음사 위 333봉: 우측 끝부분에 국기가 보임)
가까이서 찍은 1번 국기봉
2번 국기봉에서 조망한 1번 국기봉의 암릉
두번째 국기봉은 보성사 갈림길 이후 마당바위에 도달하기 전인데, 헬기장에 도달하니 우측에 국기봉이 보이며, 현장엔 한 분이 부처처럼 자리 잡고 있다. 이 곳에 자주 오신다기에 봉우리의 명칭을 여쭤보니 원래는 이름이 없었으나 국기봉이 설치된 후 국기봉이란 이름을 얻었다 한다. 생각해보니 들어나마나한 대답이었다.
2번 국기봉
이제 한참을 산행해야 세번째 국기봉을 만나는데, 도중에 하마바위, 스마일바위, 마당바위, 관악문, 지도바위, 횃불바위 등을 지나고, 특히 관악산 정상부의 멋진 능선을 조망할 수 있다. 높은 암벽위의 응진전과 그 뒤로 코끼리 바위와 미사일 바위가 뚜렷하여 해학적이다. 명절연휴라 산객들이 많지 않아 평소의 장터 분위기와는 사뭇다르다. 연주대 정상 역시 조용하다.
오르면서 조망한 관악산 정상부
관악산 정상석
세번째 국기봉은 자운암 능선에 위치하는데, 서울대 방향으로 한참을 내려간다니 아찔하다. 주능선상에 포진한 줄 알았는데, 오늘 산행이 쉽지 않음을 이제사 감지한다. 20여분간 거친 등로를 내려가야했고, 국기봉은 커다란 암봉 정상에 위치하여 전면에선 오르기 거북하였고 뒷편에서 흉내내다가 혼자라 겁이나서 사진만 남겼으니, 어차피 짝퉁 국기봉 찍기가 되고만다. 처음으로 10여분 과일을 들며 휴식을 취했다. 개념도를 내어 자세히 살펴보니 3번 화살표가 길게 표시되었으니 바로 한참을 내려간다는 의미임을 간파한다. 다시 주능선으로 올라가는 등로의 비탈진 암릉 몇군데가 반듯한게 자로 잰듯하여 인상적이다.
3번 국기봉 (자운암 능선)
반듯한 암릉
연주암에 들러 식수를 보충하였다. 팔봉능선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KBS 송신소 위치의 팔봉능선 2Km를 가르키는 이정목에서 우측으로 들어갔다. 약간 들어간 위치에서 일전에 휴식을 취한바 있어 올라갔는데 결국 연주대로 이어지는 능선이었고, 국기봉은 없었다. 그리고 사방을 둘러보아도 인근에 국기봉이 보이지도 않았다. 그럼, 학바위 능선을 파악해야하는데 지나가는 산객들에게 여러 차례 여쭤본 후에야 아래로 한참을 내려가야 한단다. 다람쥐처럼 재빠른 그분을 암릉길 따라가느라 혼줄이 났고, 한 지점에서 좌측을 가르키며 학바위 능선을 보여준다. 국기봉이 보이지만 국기는 찢어져 리본만 휘날린다. 그래서 다른 위치에서 잘 보여지지 않았던게다. 20여분간 숨돌리며 휴식을 취하고 숲의 바다를 감상하였다. 에너지 충전후 학바위 능선을 따라 제4 국기봉에 도착하였다.
숲의 바다
4번 국기봉 (학바위 능선)
다시 송신소로 올라오니 벌써 12시, 팔봉으로 진행한다. 멋진 팔봉의 제1봉을 살펴보니 국기봉은 보이질 않는다. 아니 1봉에 국기봉이 없다면 어디에 위치하나? 팔봉 이정목 바로 아래의 봉우리에도 없고, 도대체 어디에? 또다시 주변 분들에게 문의하니 한분이 이정목 윗봉우리에 올라가면 있을거라고. 반가운 마음에 힘든 줄 모르고 다시 윗봉우리로 올라가니 국기봉의 흔적이 보인다. 윗부분은 짤려나가고 기단부와 짧은 봉만 남아있다. 이유야 알 수 없지만 하여튼 단시간에 제5 국기봉을 확인하였으니 반가웠다. 점심을 들었으나 혼자라 크게 입맛도 땡기지 않아 반정도를 남겼다.
팔봉 제1봉
팔봉에서 10여분 점심을 들며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육봉으로 향했다. 육봉 국기봉은 자주 대하였고, 팔봉에서 가까워 신이 났고, 게다가 이제 11개중 반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좋은 기분에 비비빅 하나 먹는데, 드라이 아이스가 표면에 처리되어 혀가 쩍쩍붙고 단단하여 한참을 기다려야 녹는다. 이제 문제는 긴 등로를 이어 삼성산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6번 국기봉(육봉)
육봉에서 불성사를 거쳐 수목원후문, 삼성산의 상불암 가는길이 만만치 않다. 불성사 등로를 찾느라 팔봉방향으로 한참을 진행하다가 다시 돌아오는 알바를 거듭하였다.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 불성사에 도달하여 모자라는 식수를 또 보충하였다. 좌우로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가야 수목원 방향이다. 계곡을 지나는데 물이 어찌나 맑든지 알탕, 아니면 족탕의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할지 몰라 세수만 간단히 하여 땀을 훔치고 더위를 식혔다. 불성사에서 40여분간 진행한 끝에 수목원 후문에 도달하였고, 나무 계단을 한참 올라가니 다시 갈림길. 유원지방향은 분명 아니고 전망대 680M 방향인듯 한데, 오래전에 상불암에서 이 방향으로 내려온 기억이 희미하다. 아무튼 등로를 따라 올라가니 여러 차례 암반을 지나고 등로를 놓쳤다. 무조건 정상 방향으로 위로 오르며 바위를 지나기도 하니 다시 등로가 이어졌다. 천신만고 끝에 상불암 도착하니 수목원 후문에서 50여분이나 지났다. 산객들을 위한 물주전자에서 남은 얼마되지 않은 물이라도 마시니 갈증이 좀 식었다. 다시 돌아나와 15분여 오르니 암봉의 국기봉에 도착하였다. 육봉 국기봉후 2시간 15분여나 흘렀다.
불성사
맑은 계곡물
7번 국기봉 (상불암 위)
다음 목적지는 삼성산 깃대봉이니 여러 차례 오른 적이 있어 비교적 마음이 가볍다. 부드러운 8부 능선을 따라 등로가 이어지는데, 삼막사 갈림길과 거북바위를 거쳐 30여분 소요되었다. 깃대봉은 익숙하므로 정상에 오르기는 생략하고 바로 밑에서 사진만 남겼다.
8번 국기봉 (삼성산 깃대봉)
다음 목적지는 호암산 국기봉이니 이 역시 여러 차례 오른 경험이 있다. 쭉 이어진 능선 등로를 따르며 40여분간 걷는다. 다리에 통증 정도는 아니지만 가볍진 않다. 전날의 조령산-신선암봉의 산행 후 이틀 연속이고, 오늘은 10여시간의 긴산행이라 힘들지만, 지금 여기서 중단하는 것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오전에 관악산에서 삼성산을 바라보았더니 지금 오후엔 역으로 삼성산에서 관악산을 바라본다. 팔봉능선의 흐름이 아름답다. 저기가 자운암 능선, 그리고 학바위 능선. 이렇게 관악산을 헤집고 다녀보니 능선에 익숙해진다.
드디어 호암산 정상에 도착하였고, 전망대에서 칼바위 능선을 찾아본다. 암릉 가운데 태극기 휘날리는 봉우리가 다음 목적지인듯한데, 주위분들에게 확인하니 아시는 분은 없다. 능선은 길게 이어지니 저 아래까지 암릉이 전개된다. 나중 확인되었지만 그 마지막 암릉이 바로 옥문봉, 마을 사람들의 명칭으론 돌산이었다.
9번 국기봉 (호암산)
다시 돌아나온다. 야영장 이정목의 국기봉 방향이 칼바위 능선쪽이다. 관악산에 국기봉이 11군데나 된다면 단순히 국기봉이란 명칭은 부적절하다. 칼바위능선 국기봉, 이런 식으로 표시를 해야 다른 지역분들에게 오해를 주지 않는다. 관악산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원정산행을 자주오는데, 지자체에서 이정목을 만들 때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칼바위~ 이름만 들어도 겁이 덜컥나는데, 우측 우회로로 빠지는 길도 밧줄을 잡고 내려서야했다. 피곤한 가운데 너무 무리는 금물이라 안전한 길을 택했다. 어차피 짝퉁인데.....
칼바위 국기봉
이제 마지막 11번 국기봉만 남았다. 등로는 무척 길게 이어지니, 마침 이 길을 자주 다니는 분을 만나 돌산 직전까지 안내받았다. 개념도엔 옥문봉이라하여 대단한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동네분들은 그저 돌산이라 부르고, 이정목에도 돌산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온통 돌산인데 어떻게 물 많은 옥문봉이 되는지 궁금.... 지금까지 봉우리만 찍었으니 마지막 11번 국기봉에선 내모습도 함께 찍고 싶었지만, 한분이 국기봉이 애인인지 부여잡고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 어깨가 제법 넓어 싸움도 잘할 것 같아 말도 못붙이고, 마침 학생 차림이 오는지라 국기봉과 그 아저씨를 배경으로 사진을 부탁하였다. 호수공원을 거쳐 서울대 입구에서 산행을 마쳤다. 10시간 조금 넘어 소요되었고, 관악산의 한 구석들을 훑어보는 신나는 산행이었다. 동행자가 그리운 산행이었지만 홀로서도 잘 버텨내었다. 서울대 앞에서 카스 한캔으로 목을 축였다. 함께 못하였지만, 산행 공지해주신 짱똘대장께 감사드린다.
돌산에서 북한산, 도봉산 방면 조망
11번 국기봉 (돌산, 혹은 옥문봉)
** 산행지: 관악산 629M (200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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