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독서 도전, 10년 프로젝트

(7) 인간문제: 강경애 (2025.12.5)

클리오56 2025. 12. 5. 11:27

 

내용 및 소감

인간문제: 강경애, 1934년 출간
* 한줄 감상: 인간문제는 예전 내가 생각했던 생존과 부, 본서의 노동 인권에 한정되지 않고
요즘은 기후위기, 공해, 100세 시대, 인구문제, 양극화, AI 등 새로운 도전으로 확장되었다. 
* 기억할 문장: 시커먼 뭉치, 이 뭉치야말로 인간 문제가 아니고 무엇일까? 이 인간 문제!
무엇보다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인간은 이 문제를 위하여 몇 천만 년을 두고 싸워왔다.
그러나 이직 이 문제는 풀리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앞으로 이 당면한 큰 문제를 풀어나갈 인간이 누굴까? 
* 서울대 추천도서 100선 

 
강경애(1906~44) 작가는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접했다. 
양주동 박사(1903~77)와는 18살에 반년 정도 동거를 하는 등 여러 연애 편력이 있었고
이런 상황으로 인하여 문단으로부터 외면당했다는 평을 보았다.
하지만 그건 좀 불합리한 듯, 백석 시인은 자야라는 요정 기생과의 스토리, 두번이나 결혼하고 하룻만에 가출도 했는데.
특이한 것은 김좌진 장군의 암살범으로 의혹받는 공산주의자 김봉환의 내연녀이기도 했다.
아무튼 그 시대에서는 엄청나게 튄 여성인듯 하다.
 
이 소설이 서울대 추천도서 100선에 포함되어 있는데,
아마도 노동현장을 최초로 세밀히 묘사하는 등 노동문제의 제기에서 선두적인 소설이기 때문이다는 평을 보았다.
소설에서는 대동방적으로 묘사되는데 실제의 동양방적이 있어다하며,
이는 훗날 여성노동운동의 큰 획을 긋는 이정표가 되었던 동일방직이기도 하다.  
 
소설의 첫문장에서 농장주인의 양기와집, 그리고 그 좌우로 면역소와 주재소를 표현하면서
지주를 면사무소와 순경이라는 권력이 보호하는 그런 장면으로 지주와 농민이라는 계급구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원소의 전설을 이야기하며 농민들이 항거하는 모습, 그리고 지주의 반격,
하지만 지주의 집이 결국 무너지면서 투쟁이 승리하는 모습을 그려준다. 
 
이러한 첫문장과 전설로 이야기 전체의 윤곽을 미리 보았다고 생각된다.
지배와 피지배라는 계급투쟁에서 농민과 노동자는 선이고 지주와 공장 관리인은 악이다.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다는 이 소설은 계급적 대립을 지나치게 양분화하였다고 생각든다.
신철로 대표되는 인텔리가 노동운동에 참여하지만 결국 사상전환을 하는 보습을 보여주었고
신철로부터 지도받던 첫째는 자신에게는 그럴만한 여유도 다른 길도 없다는 것을 자각한다.
 
소설의 마지막은 선비의 시체가 시커먼 뭉치가 되어 첫째의 앞을 캄캄하게 한다.
인간이 걸어가는 앞길에 가로질리는 이 뭉치... 시커먼 뭉치. 이뭉치야말로 인간문제가 아니고 무엇일까?
이 인간문제! 무엇보다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인간은 이 문제를 위하여 몇 천년을 두고 싸워왔다.
그러나 아직 이 문제는 풀리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앞으로 이 당면한 큰 문제를 풀어나갈 인간이 누굴까? 
 
저는 개인적으로 세상사를 그런 계급투쟁으로 해석하는 것에 공감하지는 않는다.
결국 지나친 대립구도는 결국 피지배계급의 지배계급에 대한 원한, 증오로 귀결되고 그 결과는 참혹하였다는 역사를 상기한다.
소련의 볼쉐비키 혁명이후 스탈린 지배하에서 수천만명이,
그리고 모택동의 중국에서 문화혁명 등으로 역시 수천만명이 학살과 사망으로 이끌어졌다.
중남미에서는 체 게바라 등이 혁명에 성공했다는데, 하지만 혁명으로 자신들이 정권을 잡는데 성공했지,
이후 사람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독재로 일관되었다. 결국 잘 살도록 하는 그런 면에서는 모두 실패했다. 
 
인간문제 이 스토리에서 보여주는 당시 농민과 노동자, 특히 여성들의 절박하게 아픈 삶은 치열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특히 장리쌀의 경우를 보면 묵은 곡식은 다 떨어지고 햇곡식은 아직 익지 아니하여
식량이 궁핍한 춘궁기에 곡식을 빌러 추수하는 가을에 갚는데, 이자로 통상 곡식의 절반 이상을 받는다고 한다.  
또한 입도차압이라하여 빚을 갚지 않을 때, 벼를 논에 그대로 둔 채로 차압을 하기도 하였다.
 
1930년대이면 거의 100년전인데 당시에 사용하던 재미있는 토속어, 방언 들이 많이 보였다.
'다리아랫소리'라는 말은 머리를 다리 아래까지 숙여 내는 소리라는 뜻으로, 남에게 굽실거리거나 애걸하며 하는 말을 이른다. 
'헐수할수없다' 는 너무 가난하여 살아갈 길이 막연하다
'오활하다'는 사리에 어둡고 세상물정을 잘 모르다. 

인간문제는 무엇일까?
70대의 나로서는 생존과 부의 문제라고 생각해왔다.
생존은 작게는 개인과 가족, 넓게는 지역사회와 국가인데 싸움에서 지지않고 전쟁없이 평화롭게 살아가길 바란다.
다행히 한국전쟁 이후  큰 전쟁없이 잘 지내왔다. 내 생애동안 전쟁을 겪지않고 지냈다는게 기적처럼 느껴진다.
다음은 부의 문제이다. 세상의 정치와 경제는 소속 국민들이 잘 살도록 하는게 그 목적이다.
이 역시 다행으로 내 생애동안 국민소득으로 대표되는 그 수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선진국 대열에 올랐으니 좋은 세상을 거쳤다. 물론 석유위기, IMF, 금융위기, 코로나 등 센 파도를 맞아 휘청거리기도 했다.

세상은 많이 변모했다. 기후위기, 공해, 100세 시대, 인구문제, 양극화, AI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고,
인간문제 역시 예전 내가 생각했던 생존과 부가 아닌 다른 사항이 절실할 수도 있겠다.
새 술은 새 부대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시대의 주역들이 잘 파악하고 해결하길 바란다.
 
'인간문제'는 상하로 나뉜 서적의 상권을 알라딘에서 중고구입했는데
나중 보니 한권에 모두 수록된 서적도 있어 도서관에서 대출하여 읽었다. 

 

내용

7쪽: 이 산등에 올라서면 용년 동네는 저렇게 뻔히 들여다볼 수가 있다. 저기 우뚝 솟은 저 양기와집이 바로 이 앞벌 농장 주인인 정덕호 집이며. 그 다음은 이편으로 썩 나와서 양철집이 면역소며, 그다음으로 같은 양철집이 주재소며, 그 주위를 싸고 컴컴히 돌아앉은 것이 모두 농가들이다.
 
8쪽: 원소(怨沼) 전설

 
8쪽: 四名日: 네 명절. 설, 단오, 추석, 동지
 
20쪽: 그(이서방)는 무심히 곁에 놓아둔 나무다리를 슬슬 어루만졌다. 그는 언제나 속이 답답할 때마다 이 나무다리를 어루만지는 것이다. 아무 반응이 없는 이 나무다리! 사정없이 뻣뻣한 이 나무다리! 그나마 이 나무다리가 그의 둘도 없는 동무인 것이다.
 
22쪽: 봉당(封堂) => 안방과 건넌방 사이의 마루를 놓지 아니하고 흙바닥 그대로 둔 곳.
깡뚱발이 => 불구를 모욕적으로 부르는 말
 
28쪽: 돈받이 => 받을 돈을 거둠.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
 
40쪽: 피천 => 매우 적은 액수의 돈
 
40쪽: 민수(선비의 부친. 덕호에게서 산판으로 양미간을 맞음)는 이렇게 주인에게 매를 맞고 욕을 먹었지만 웬일인지 분하지도 노엽지도 않고 오히려 속이 푹 가라앉으며 무슨 무거운 짐을 벗어 놓은 듯하였다. 
 
68쪽: 장리(長利) => 돈이나 곡식을 꾸어주고, 받을 때는 한 해 이자로 본디 곡식의 절반 이상을 받는 변리. 흔히 봄에 꾸어주고 가을에 받는다. 
 
102쪽: 선비, 그 이름만이라도 왜 그렇게 곱고 부드럽게 불러지는지 몰랐다. 그리고 항상 내리뜨는 겸손한 그 눈가로 안개가 서려 있는 듯한 그 눈매, 그는 마음대로 하면 당장에 저 얄미운 문짝을 집어 젖히고 들어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왜? 밖에를 나왔던고? 차라리 방 안에서 더운대로 참았더면 하는 후회까지 겹쳐 일어난다.
 
120쪽: 머리가 떨어지는 듯한 것을 참고 이어 나른 저 목화송이! 자기들에게는 저고리 솜조차도 주기 아까워 맥 빠진 낡은 솜을 주면서, 계란 밑에 놓을 것은 서울 갈 것이니 햇솜을 준다. 여기까지 생각한 할멈은 눈가가 빨갛게 튀어 오르며 다시 한번 재치기를 하였다. "오뉴월 고뿔은 개도 안앓는다는 데 할멈은 웬일이유." 우리는 개만도 못하지유!하고  입술이 벌어지는 것을 도로 삼켜버렸다.
 
124쪽: 오활 => 곧 바르지 않고 에돌다. 사리에 어둡다. 주의가 부족하다. 
 
138쪽: 마당질 => 곡식을 떨어 알곡을 거두는 일
 
140쪽: 입도차압(立槄差押) => 빚을 갚지 않을 때, 벼(논에 있는 곡식)를 논에 그대로 둔 채로 차압
 
147쪽: 덕호는 도로 자리에 누우며 이놈들을 더 고생시켜 세상의 법이 어떻다는 것을 알리어 정신을 들려 주렸더니 날은 점점 추워오고 어서 눈 오기 전에 마당질은 끝내야겠으니 부득이 놓아 주랄 수밖에 별수가 있나! 하고 생각하였다. 더구나 이 가을부터 미곡통제안이 실시된다는 말이 있으니 그렇게 되면 곡가도 오를 것이다. 어서 바삐 그놈들의 빚도 현 곡가로 청산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자, 곧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148쪽: 도급기 => 벼훑이. 두 나뭇가지의 한끝을 동여매어 집게처럼 만들어 그 틈에 벼 이삭을 넣고 벼의 알을 훑는 도구
세루 => 서지 serge. 모직물의 일종
 
156쪽: 

 
159쪽: "그랴, 그래서 너 누구 덕에 밥 먹고 큰 줄 아느냐. 이놈, 너도 지내봐라! 누가 잘못하고 싶어 잘못하는 줄 아느냐? 나도 배고파서 헐수할수없으니 그랬다! 너두 지내봐라! 어디 이놈!"
 
헐수할수없다 => 너무 가난하여 살아갈 길이 막연하다. 
 
166쪽: 첫째 어머니는 이렇게 말하며 손에 든 바가지를 그의 앞으로 밀어놓는다. 첫째는 얼른 들여다보니 도토리며 밥이 들어 있었다. 그때 첫째는 식욕이 욱 하고 치밀어 그의 어머니까지 밥으로 보였다. 그래서 바가지를 빼앗듯이 받아 가지고 손으로 움켜쥐어 먹었다. 언제 술을 들고 저를 놀리고 가 다 배부른 사람들의 장난이지, 이때 첫째에게 있어서는 필요하지 않았다.
 
173쪽: 그들 모자가 그 떡을 저 화롯불에 넣고, 어서 익으면 먹겠다고 머리를 기웃하여 화로만 들여다보는 저 모양! 이 서방은 이젠 이 자리에서 숨이 끊어져도 원통할 것이 하나도 없을 것 같았다. 차라리 지금 먹을 것을 앞에 놓은 저들을 보고 그만 죽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이제 더 밥을 얻으러 다니기도 괴로워서 못 견딜 지경이다.
 
180쪽: 연보(捐補) => 헌금, 기부
 
216쪽: 신철이는 눈을 꼭 감았다. 그의 머리에는 옥점이가 보인다. 그리고 선비가 떠오른다. 내가 선비를 사랑한다 하고 선뜻 대답이 나오지는 않는다. 따라서 선비와 결혼까지 하기도 그의 마음이 허락지를 않는다........ 그러나 최대 원인은, 선비가 자기가 좋아하는 타입의 미를 구비한 것이며 그리고 그의 근실성! 그것 뿐이다. 
 
217쪽: 처음부터 옥점에 대하여는 그렇게 생각하였지마는 옥점이야말로 여행 중에나 잠시 사귀어 심심풀이나 할 여성에서 지나지 않는다. 그러한 여자와 결혼을 하라..... 그는 픽 웃어버렸다.
 
270쪽:

 
277쪽: 신철이는 외눈까풀이를 잃어버리고 한참이나 찾다가 그만 나와버렸다. 그는 수없이 깜박이는 저 전등을 바라보며 잉여노동의 착취! 하고 생각하였다. 그가 책상에서 자본론을 통하여 읽던 잉여노동의 착취보다 오늘의 직접 당하는 잉여노동의 착취가 얼마나 무섭고 또 근중이 있는가를 깨달았다. 
 
317쪽:

 
322쪽: 그(첫째)가 신철이를 만나본 후로는 세상에 모를 것이 없는 듯하였다. 그가 반생을 살아오면서 막히고 얽혔던 수수께끼는 바라보이는 저 신작로같이 그렇게 뚫려 보이었다. 그리고 그가 걸어갈 장차의 앞길까지도 저 길과 같이 훤하게 내다보이었다. 동시에 칼칼하던 그의 가슴은 햇빛에  빛나는 저 바다같이 그렇게 희망에 들떴다. 
 
328쪽: "얼마유? 모두." "50전이지." 납작한 얼굴을 쳐들고 첫째의 눈치를 살살 본다. 저편 밥상에는 아직도 노동자들이 죽 둘러앉아 훅훅하고 국밥을 먹고 있다. "옛수, 위선 30전만 받우. ".... 국밥집 부인은 20전을 마저 주었으면 하는 눈치를 뻔히 보였다. 
 
333쪽: 그(첫째)는 이러한 생각을 하며 걸었다. 인간이란 그가 속하여 있는 계급을 명확히 알아야 하고, 동시에 인간 사회의 역사적 발전을 위하여 투쟁하는 인간이야말로 참다운 인간이라는 신철의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하였다. 
 
348쪽: 자기들이 단결함으로써 이러하고 있으니 기세를 부리던 백통테 안경을 위시하여 기선의 기중기며 선원들까지 아주 동작을 잃어버리고 꼼짝하지 못하였다.
 
383쪽: 와꾸 와꾸 잘 돌아라
핑핑 잘 돌아라
네가 잘 돌면 상금
네가 못 돌면 벌금
 
387쪽: "동무, 신철이가 전향했다는 것이 그리 놀랄 것이 아닙니다. 소위 지식계급이란 그렇지요. 신철이는 나오자 M국에 취직하고 더욱 돈 많은 계집을 얻고 했다우."
 
389쪽: 그렇다! 신철이는 그만한 여유가 있었다! 그 여유가 그로 하여금 전향을 하게 한 게다. 그러나 자신은 어떤가? 과거와 같이, 그리고 눈앞에 나타나는 현재와 같이 아무러한 여유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신철이는 길이 많다. 신철이와 나와 다른 것이란 여기 있었구나!
 
389쪽: 이 시커먼 뭉치! 이 뭉치는 점점 크게 확대되어가지고 그의 앞을 캄캄하게 하였다. 아니, 인간이 걸어가는 앞길에 가로질리는 이 뭉치....시커먼 뭉치, 이 뭉치야말로 인간 문제가 아니고 무엇일까? 이 인간 문제! 무엇보다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인간은 이 문제를 위하여 몇 천만 년을 두고 싸워왔다. 그러나 이직 이 문제는 풀리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앞으로 이 당면한 큰 문제를 풀어나갈 인간이 누굴까?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