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소감 및 내용
중국에 관한 서적을 많이 읽었지만 주로 여행관련에 한정되었는데, 이번 중국 사람 이야기는 중국인에 대하여 평소 가졌던 의문을 많이 해소해 준 아주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책이다. 중국인은 왜 재물에 집중하는지, 우리는 평소 덕담으로 건강과 행복을 얘기하지만 중국인은 돈 많이 벌라고 직설적이다. 파차이, 즉 發財. 모처럼 좋은 책을 읽었다~~~
- 꽌시의 단계: 好朋友 -> 老朋友 -> 兄弟 -> 干兄弟/把兄弟 (서로의 가족을 책임져주는 꽌시/한 무리에 같이 묶여있는 운명공동체): 형제 단계부터 진정한 꽌시
* 친구와 형제의 차이: 한국은 서로 깊이 신뢰하는 사이일 경우 나이가 비슷하면 친구, 나이 차이가 나면 형이나 동생. 중국은 나이 차이와 관계없이 알고 지내는 사람은 친구라 칭하고, 서로 깊은 신뢰가 쌓인 사람은 형제라고 생각.
* 중국에서 꽌시란 작은 공동생활 집단으로 생각된다. 중국사람은 역사적으로 많은 전쟁을 치르며 개인과 가족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상황을 자주 겪었다. 그런데도 국가로부터 어떤 도움조차 받지 못한 경험이 오랫동안 누적되면서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꽌시라는 생활집단을 만들어왔다.
* 중국에서 꽌시 관계인 사람끼리는 서로 도와주더라도 절대로 금전적인 대가를 원하지 않는다. 금전으로 보상하려고 한다면 상대방은 오히려 화를 낼뿐만 아니라 서로의 꽌시 관계는 바로 끝난다.
- 회사 돈을 횡령해도 묵인하는 사장: 돈을 벌기 위해 취직했기 때문에 직장에서 제공하는 급여 외에 자신이 직장이라는 조직을 이용하여 별도로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 그런 빈틈을 보인 직장 경영자와 관리자가 무능.
- 중국에서는 공산당, 군대, 국가의 순서로 중요. 국민 13.7억, 당원 8천800만명.
- 한국 교육: 남을 속이지 마라, 바르게 살아라. => 중국 교육: 남에게 속지 마라 => 즉, 속이는 사람보다 속는 사람이 나쁘다.
=> 중국사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속이는게 당연하기 때문에 자신을 속인 상대방을 탓하지 않는다.
* 중국속담: 곧은 나무는 있어도, 곧은 사람은 없다. 山中有直樹, 世上無直人
=> 사회시스템화: 재래시장 상인 계량기 + 시장입구 기준 계량기, 작은 가게라도 상품과 현금 분리하여 관리
- 한국의 흥정은 재미있고 즐겁게 물건을 산다는 낭만적 요소(흥이 나서 정을 나눈다) => 중국은 討價換價, 혹은 講價라는데 서로 가격을 토의하여 원래의 가격으로 되돌린다, 혹은 서로 가격에 관해 연구한다는 의미.
* 택시 기사가 바가지 요금 제시할 때 한국 사람은 화부터 내지만, 중국은 남을 속이는게 당연하기에 적정한 가격 흥정을 시도.
=> 이런 중국사람의 사고방식을 옳다 그르다의 가치판단 대상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당연한 세상사는 이치일 뿐이다.
- 중국 가장큰 인터넷쇼핑물 타오바오: 2015년 중국공상총국 발표 37.25%만이 정품 => 한국 백화점에서 유럽상품 구매 열풍
- 가짜 상품 假貨의 등급: 水貨 (정상 제조, 동일 품질이나 세금회피 위한 비정상적 유통), 高倣品 (높은 수준의 모방품), 假冒僞劣 (품질이 아주 떨어지는 가짜상품)
- 펑츠(碰瓷: 부딪힐 팽 도자기 자): 도자기 파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길 가까이에 도자기 두고 지나가는 사람이 발로 건드려 깨뜨리게 하곤 도자기 값 보상 요구) => 자전거 넘어지는 노인 부축할 때 병원비 요구하는 사례
=> 마윈이 해결책 제시: 3위안 보험료 내면 노인을 도와주다가 펑츠 당하면 법률소송 비용을 2만위안까지 보상
- 중국사람은 자신과 이해관계 없는 일에는 철저히 무관심.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없다.
- 하오(好): 좋다라기 보다는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니 당신이 뭘하든 내 알바가 아니다라는 의미
씽(行): 몇 번 만나 얼굴을 익히면 조금 관심 표현하는 의미
메이원티(沒問題): 아마도 잘 될 것이다. 나한테는 문제가 없다.
메이셜(沒事): 서로 꽌시 관계일 때 혹은 성의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대답할 때, 나와 이해관계가 조금 있지만 내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
-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인간의 이기심을 긍정적으로 인정 (빵집 주인은 돈을 벌기 위해 빵을 만들어 판다)
=> 중국은 그보다 2천년전에 한비자: 의사가 입으로 환자의 상처에서 고름을 빨아내는 것은 환자를 불쌍히 여겨서가 아니라 병을 고쳐주고 사례를 받기 위함 => 자본주의 기본사상 이미 확보, 그래서 중국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도입이 순조로움
- 한국사람은 돈을 좋아하며서도 돈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모습은 예의가 없다고 생각. => 중국사람은 사람이 돈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고, 돈이 없으면 예의 있는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배운다. 그래서 자신이 돈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감추지 않고 스스럼없이 표현, 그리고 공개적으로 그렇게 행동.
=> BMW 뒤에 앉아 울지언정 자전거 뒤에 앉아 웃지 않겠다.
- 중국 사람은 돈과 체면 중에서 돈을 선택. 이런 경우에는 체면을 잃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적지 뒷구멍 통과)
- 금전 본위로 살아가는 중국사람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이익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 이익은 자신이 투자한 시간과 노동의 대가이지, 남을 속인 결과가 아니다.
. 중국말 못하는 한국인 구매가격 2만원, 조선족 부탁 1.5만원, 중국인 부탁 1만원, 중국말 잘하는 한국인 0.5만원
- 한국은 가격을 깎는다, 중국은 부러뜨린다. 따저(칠 打, 꺽을 折) => 최소 반은 깍을 거라 예상.
-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청심환이 중국에서 생겼지만 조선에서 만든 청심환이 인기있는 것은 진짜이기 때문.
- 현실적인 삶을 사는 중국사람은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유교, 불교, 도교는 모두 공자, 석가모니, 노자. => 필요할 때 마다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종교를 활용. 원하는 내용을 빨간 나뭇조각이나 천에 써서 걸어둠, 許願牌. 입시는 공자에게, 연애는 석가모니, 돈은 재물신에게. 혹은 삼수당에 모두 모셔놓기도.
- 익숙하지만 낯선 이웃
. 공자 기념 杏(살구나무): 한국에서는 은행나무로 이해, 성균관 은행나무
. 知天命: 한국에서는 오십이 되면 우주만물을 지배하는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를 안다. 중국에서는 오십이 된 후에야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중국의 유학은 기원전 551년~238년의 약 300년 동안의 공자, 맹자, 순자를 유학, 이후 학자의 발전, 개량, 변형시킨 사상을 신유학. 한국에서는 유학은 주희의 성리학으로 중국에서는 신유학으로 남송 시대에 잠깐 유행한 이론일 뿐.
. 중국은 문화의 유연성 수용: 당나라는 유교를 국가운영 이념, 정작 황제는 도교, 불교를 믿음
. 중국이라는 저수지: 모택동도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받아들이고, 레닌 사회주의 사상도 흡수. 등소평은 자본주의도 받아들임.
=> 사회주의 시장경제로 변용. 불교는 중국식 선불교
. 조선시대 초등교과서 동몽선습: 중국사람이 우리를 소중화라 지칭. => 이후 청나라 시대되자 청과 일전불사 태세 => 연암 박지원 열하일기: 북벌은 헛된거이라는 바탕을 깔고 실학사상 북학 주장.
. 한국전쟁: 중국은 참전 135만명, 사망 38만명의 항미원조전쟁 참전. 즉, 미국과 싸우는 것이지 한국에 대해 나쁜 감정은 아니다.
- 한류가 유행하는 4가지 이유:
. 한국문화가 친숙. 유교 공유, 한국 노래의 감정표현과 청소년 개성표출방법, 한국정부의 정책적 지원, 경제적 국민소득 차이
. 이창호의 바둑에서 시작. 중국 놀이를 한국인이 이기니 대견
. 한국인은 대통형 탄핵할만큼 유연하지만 이데올로기와 종교는 완고. 그것들은 수단일 뿐인데도.
- 중국사람이 보는 한국사람의 특징
. 애국심이 강하다, 진취적이고 역동적, 창조적, 열정적이고 흥이 많다.
교보문고 책소개
국가도 통제할 수 없는 중국사람 개개인의 마음속에 차이나 드림의 열쇠가 있다!
상세이미지
저자 : 김기동
목차
1장 인맥 공동체, 중국
1 중국 콴시와 한국 네트워크는 다르다
사방이 막힌 전통 가옥 ‘사합원’ / 3리마다 성이오, 5리마다 곽이다 / 보이지 않는 담장 / 서로의 자식까지 책임지는 의형제 ?시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2 중국사람과 콴시 맺는 방법
잘못 건넨 돈에 콴시가 끊기다 / 한솥밥을 먹어야 가족 / 느리게 진행되는 검증 / 인맥과는 다른 개념, 해결사
3 회사 돈을 횡령해도 묵인하는 사장
중국 학생의 장래희망은 ‘돈 벌기’ / 권한을 이용해 이익을 챙기다 / 비가 와도 잔디에 물을 주는 까닭 / 중국사람과 일하려면 매뉴얼을 만들어라
4 공산당이 없으면 중국도 없다
“한국사람은 애국심이 강하다” / 국가에는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다 / 중국에서도 공무원은 ‘철밥그릇’ / 시진핑은 주석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 제1서기 / 공산당과 국가는 별개의 조직
2장 각자도생하는 사회
1 속이는 사람보다 속는 사람이 나쁘다
가정교육을 들먹인 남자친구 / ‘속고 살지 말라’는 어머니의 가르침 / 곧은 나무는 있어도, 곧은 사람은 없다 / 가격은 흥정이 아니라 토론의 대상 / 흥정을 생략하지 마라
2 중국사람도 못 믿는 중국 유통망
5천 년 역사에서 가장 우둔한 사람 / 적군에게 기회를 준 송나라 양공 / 타오바오 거래 물품 중 63퍼센트가 가짜 / 물건을 살 때 ‘세 번’은 비교하라
3 때로는 선행이 소송을 부른다
측은지심과 수오지심 / 인민영웅이 된 청년 ‘레이펑’ / 영웅의 자격을 두고 일어난 논란 / 남을 돕기 전에 CCTV부터 찾아라 / 500원짜리 보험
4 ‘하오’를 ‘좋다’로 해석하면 오역
‘할 일이 없으면 집에나 가라’ / 사촌이 땅을 사도 ‘그러거나 말거나’ / 자신과 이해관계가 없다면 / 비교하지 않는 중국식 개인주의
3장 붉은 자본주의의 나라
1 2천 년 전부터 중국은 자본주의였다
돈에 관해서라면 적나라한 사람들 / ‘공부 안하면 너도 저렇게 된다’ / 이기심이 곧 원동력 / 가난은 어리석음의 결과 / 책과 현실은 다르다는 교육 / “자전거 타고 웃느니 외제차 타고 울겠다”
2 돈을 주고 산 ‘비싼 아들’
단군왕검과 같은 대접을 받는 진시황제 / 국가대표 유적지에서 삼성을 만나다 / 서부지역 개발과 삼성의 투자 / 옥황상제도 움직이는 위력 / 교통벌점도 거래 대상 / 한 부부에게는 한 명의 자식을 / ‘우리 아들은 1억 원짜리’
3 가격에는 변수가 많다
한류가 불러온 한국 성형병원 인기 / ‘예쁜 얼굴은 가장 큰 재산’ / 30만 원 써놓고 1만 원은 아끼는 심리 / ‘돈만 바라봐야 돈을 번다’ / 바가지가 억울하면 중국말을 배워라 / 목숨 값을 치르지 않은 장사꾼
4 법전에는 나오지 않는 법
부자가 되는 세 가지 길 / 황제의 친척조차 깨지 못한 관행 / 뇌물을 규칙이라 표현한 중국사람 / 커미션이 부족해 엎어진 사업 / 부정부패를 전시하다
4장 장사는 지략이다
1 핏줄에 흐르는 ‘돈의 유전자’
팔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판다 / 상업 경전, 사마천의 《화식열전》 / 가격을 깎는 한국, 부러뜨리는 중국 / ‘교활하지 않은 장사꾼은 없다’ / 6일치 수강료가 200만 원 / 독점 판매 권한을 주다 / 소림사에 등장한 비키니 걸
2 장사가 된다면 공자라도 팔아라
경복궁 한가운데서 생수 광고를 만난 격 / 스승의 브랜드를 이용한 사업가, 자공 / 후손들이 판매하는 집안 특산품 / 죽은 사람도 화해시키는 ‘돈’
3 중국에 짝퉁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
술값 대신 조선 청심환 / 황실이 만든 ‘공식 모방품’ / 넓은 땅덩어리가 만든 문화 / 행정력을 마비시킬 정도의 거리
4 중국 고객의 신뢰를 얻는 방법
보따리상과는 다른 ‘따이꼬우’ / “칼을 가는 데 10년이 걸린다” / 수권서와 기함점 그리고 관방 / 알면서 사용한다
5장 지독한 현실주의자, 철저한 실용주의자
1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아”
현실에는 없는 ‘권선징악’ / 사후세계를 믿지 않는 중국 /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 눈물바다가 된 예능 프로그램 / ‘중국사람에게는 연극 본능이 있다’
2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입시는 공자에게, 연애는 석가모니에게 / 필요하다면 원수도 데려다 쓴다 / ‘관포지교’의 교훈 / 어제의 역적이 오늘의 충신으로 / 일관성보다 중요한 유연성
3 국가는 정책을, 개인은 대책을
개인의 권리보다는 의무를 규정하다 / 기원전부터 시작돼 현대까지 내려온 국가 운영 방식 / 법이라는 통치 수단 / 누군가 법규를 만들 때, 누군가는 뇌물 지침을 만든다 / 법을 준수하려는 마음이 생기려면 / 급등하는 결혼과 이혼
4 한국과 다른 중국사람 ‘체면’
속옷은 더러워도 겉옷은 깨끗이 / 소설가 루쉰의 자랑 / “당신은 나에게 체면을 주지 않았다” / 《삼십육계》가 권하는 ‘지상매괴’ / 핑계를 잘 찾는 것도 능력
6장 익숙하지만 낯선 이웃
1 한국 ‘유학’과 중국 ‘유학’은 다르다
중국에 대한 얕은 지식 / 바꿀 수 없는 이웃 / 성균관의 은행나무는 사실 살구나무 / ‘나이 오십이면 지천명’ / 유학과 신유학 /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열려 있는 중국사람 / 중국이라는 저수지 / 사회주의도, 자본주의도 도구일 뿐
2 세계 최강국 청나라와 전쟁하겠다는 조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 장꾸이에서 온 ‘짱깨’, 도이놈에서 온 ‘되놈’ / 조선을 ‘소중화’로 여기던 조선인들 / 명나라와 청나라의 틈새에 서다 / 공허한 목소리 / 정신 승리로 으스대다 / 세계 최강국과 싸우겠다는 기개 / 떠오르는 용과 맞서려면
3 6·25 전쟁을 기억하는 서로 다른 시각
적어도 부정적이지는 않은 인식 / 중국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과 싸웠다 / 한류가 유행하는 네 가지 이유 / 중국의 놀이로 중국을 이긴 이창호 / 자유로운 영혼 / 버릴 수도, 가질 수도 없는 선물 / 결국 만난 판첸라마 / 실속 없는 고집
4 중국에서 한류가 유행하는 이유
도전적이고 흥이 많은 민족 / 조조, 삼국지의 진짜 주인공 / 모난 돌이 정 맞는다 / 세계 4대 발명품의 나라 / 연구보다는 복습에 가까운 공부 습관 / 시에도 격식이 있다 / 형식에 함몰된 예술 / ‘음악으로 완성된다’ / 한국사람의 폭발적인 에너지
epilogue | 중국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추천사
김지현(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
장웨이위(산동여행대학교 국제처 담당자)
책 속으로
한국사람이 중국사람과 경제적이든 비경제적이든 어떤 일을 거래하면서 속았다면 중국식 흥정 과정을 생략했기 때문이다. 한국사람이 운이 없어서 혹은 나쁜 중국사람을 만나서 속은 게 아니다. 중국식 흥정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고, 한국식 흥정 방식으로 거래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속게 될 것이다. _p.57
중국사람이 자신과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하오(好)’다. ‘하오’는 한국어로 흔히 ‘좋다’라고 번역된다. 그런데 ‘하오’의 정확한 의미는 ‘당신이 그러든지 말든지’에 가깝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니 당신이 그런 말을 하든 말든, 그런 생각을 하든 말든, 그런 행동을 하든 말든 내 알 바가 아니다’는 뜻이다. _p.75~76
중국에는 ‘일원을 주고 산 물건은 일원의 가치만 가진다(一分錢, 一分貨)’는 말이 있다. 적정가 이하로 구입한 상품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중국사람은 없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 ‘속지 마라’는 교육을 받은 중국 소비자는 진짜와 가짜 상품을 구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중국 소비자는 남에게 속아서 가짜 상품을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의 경제 능력에 따라 비슷한 기능과 효능을 가진 모방 제품을 사는 것이다. 모방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한, 모방 제품은 계속 공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국사람은 모방 제품이라 부르고, 다른 나라 사람은 가짜 제품이라고 부를 뿐. _p.149
중국사람은 마치 무대에서 연기하는 것처럼 현실 상황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말과 행동을 한다. 그리고 상황이 바뀌면 또 바뀐 현실 상황에 가장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말과 행동을 한다. 마치 현실의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A가 옳다고 하면 그렇게 여기고 그에 맞추어 행동하고, 현실의 상황이 바뀌어 많은 사람이 A가 틀리고 B가 옳다고 하면 또 그렇게 여기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것이다. _p.159
중국사람은 주위에 다른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자신이 잘못 한 일을 들춰내면, 상대방이 아무리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이야기한다 해도 결코 잘못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대신 상대방이 나에게 ‘체면을 주지 않아’ 체면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잘잘못이 분명한 일이라도 법정에서 다투는 외에는 해결 방법이 없다. _p.181 닫기
출판사 서평
‘돈의 DNA’를 타고 났다는 중국사람과 어떻게 만나고 거래할 것인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쓰기 2000년 전, 중국은 이미 《한비자》를 통해 자본주의를 논하고 부(富)와 인간의 관계를 고찰하며 상업의 바이블로 불리는 [화식열전]을 완성했다. 그만큼 중국사람들은 돈과 비즈니스에 강하다.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식 사고방식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건과 근현대 이슈들을 살펴봐야 한다.
《중국사람 이야기》는 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 연재된 동명의 연재 기사를 업그레이드하여 나온 책으로, 누적 조회 150만 뷰를 달성하며 ‘?시와 중국 문화의 정곡을 찔렀다’는 평을 받았다. 《논어》 《사기》 《증광현문》 등의 고전과 함께 생생한 최근 사례를 분석해 중국사람에 대한 입체적 해석을 제시한다.
2015년 쓰촨성에서 벌어진 ‘펑츠(?瓷)’ 사건은 그들이 타인에게 지나칠 정도로 무관심한 이유를 보여준다. 청춘 남녀가 짝을 찾는 과정을 담은 인기 예능 프로그램 [비성물요(非誠勿擾)]에서 출연자가 남긴 발언은 중국에 퍼진 물질만능주의를 가늠토록 한다. 이 밖에도 이 책은 중국사람이 왜 상거래 중 남을 속이는지, 어떻게 하면 호의적 관계를 얻을 수 있는지, 협상할 때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쉽게 풀이하고 있다.
사기 당한 피해자를 나무라는 중국,
우리와는 다른 ‘신뢰’의 개념
중국과 비즈니스를 하는 많은 한국사람은 ‘도무지 중국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속고 속이는 문화’다. 중국에서는 누구나 상대를 속인다. 사기가 얼마나 흔한지, 피해자가 주변에 피해 사실을 알리면 “너는 가정교육을 잘못 받았다”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가해자는 본성에 따라 이기심을 발휘했을 뿐이며, 속은 사람은 어리석게도 상대의 진의를 간파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산에는 곧은 나무가 있지만, 세상에는 곧은 사람이 없다(山中有直樹, 世上無直人)’는 말이 중국식 사고방식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중국사람은 아무도 신뢰하지 않을까?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바로 ‘관시’다. 한국에서 관시는 인맥이나 네트워크와 비슷한 개념으로 여겨진다. ‘커미션’을 주면 관시를 맺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관시는 훨씬 신중하고 견고한 관계로, 한 울타리 안에 있는 가장 밀접한 사람을 뜻한다. ‘만일 내가 잘못 되더라도 상대방이 내 가족까지 책임져줄 것이다’라는 신뢰가 있어야 진정한 관시다. 중국사람에게 관시는 무거운 의미를 지닌다. 그러니 돈으로 살 수 없을뿐더러 사적인 일에 관시를 함부로 이용하지도 않는다.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내수 활성화,
지갑을 열기 시작한 대륙
저임금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이 이제는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했다. 2017년 9월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한 [월간 상품수출 통계]에 따르면, 같은 해 1~7월 중국은 1조 88억 달러를 해외로부터 수입하며 전 세계 총 수입액 중 10.8퍼센트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중국의 누적 수입 증가율은 17.6퍼센트로,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의 규모를 보여준다. 중국 정부 역시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하는 내수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16년 중국 국내총생산 가운데 64퍼센트를 내수가 차지했으며, 언론 매체를 통해 ‘소비를 늘리라’는 홍보 방송이 울려 퍼지고 있다.
중국이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떠오르며 ‘차이나 드림’을 꿈꾸는 한국 기업이 늘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의료와 식품 등 여러 분야의 한국 기업이 중국을 찾고 있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에 의한 경제 보복이 논란으로 불거지기도 했지만, 중국의 일반 소비자들은 여전히 ‘한국’을 구매하고 있다. 대중문화가 대표적 사례다. 2017년 12월 중국 음원 시장에서 가수 빅뱅과 지드래곤은 판매 누계 순위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열풍도 거센데, 배우 이종석과 배수지가 주연을 맡아 지난 9월 한국에서 방영을 시작한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예고편만으로 중국의 유튜브라 할 수 있는 사이트 유쿠(優酷)에서 조회 수 70만을 가뿐히 넘겼다.
사드 배치로도 식지 않은 한류,
차이나 리스크의 해답은 정치가 아닌 문화
이러한 사례들은 양국 정부가 정치 문제로 고민하는 동안에도 중국 일반 소비자들이 반한(反韓)감정에 물들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중국 시장과 소비자는 여전히 한국에 열려 있다. 역사 문제로 중국과 오랜 마찰을 빚어온 일본이나 서구권에 위치한 국가와 달리 한국은 문화와 지리가 가깝고 국민감정이 우호적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국가도 통제할 수 없는 중국사람 개개인의 마음속에 차이나 드림의 열쇠가 있다.
중국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협력 관계에 있는 중국 업체와 일하는 노하우를 얻기 위해서는 중국사람을 알아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사회주의 국가에 살면서도 누구보다 시장경제에 익숙한 그들을 이해하는 데 《중국사람 이야기》는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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