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및 소감
얼마전 유튜버로 활동중인 김익한 교수 (보통 국내 첫 기록학자로 본인을 소개)의 추천도서 100권을 접하였다. 김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가입 프로모션을 진행중인데 이 백권의 도서를 읽도록 진행하고, 아마 비용은 100만원인듯. 비용까지 지불하기는 벅차고 일단 이 추천도서를 접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목차독서라는 독서법도 실행하기로 하였다. 본서는 그 목차의 첫번째 도서이다.
요즘 미중 갈등이 상당히 심화되며 무역에 따른 관세 이슈가 대두되었다. 본서가 관심을 두는 부분은 물건을 생산하는 생산자뿐만 아니라 특히 그 재료와 원료를 공급하는 원천부터 시작하여 생산 공급망이 전체적으로 공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애플의 스마트폰이 아무리 좋아도, 그 폰을 생산하는 중국 공장의 노동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그 사례이다. 그 공장의 노동자는 한달에 16명이나 자살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니카라과에서 바닷가재를 미국의 대형 체인에서 수입하는데, 그 바닷가재를 잡는 과정에서 한 마을에 불구가 4,000명이나 생겼고 매년 50명이 사망한다면 이를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 채집하는 과정에도 대기업이 개입하여 어민들이 그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실은 대기업이 자기들의 문제가 아니라고 부정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사회적 책무는 이런 근원부터 발생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커피 사례에서는 공정무역이 유행인데 커피 생산자에게 최저가를 보장해주자는 의미이다. 그런데 실제로 저자가 살펴보니 공정무역 기구에서는 대기업이 수입하는 커피가 최저가를 상회하는 가격에서 수입하는 것을 인증해주는 차원에서 공정무역 로고를 사용허가해준다. 그 과정에서 공정무역 기구는 대기업으로 부터 2.5% 수수료를 받아챙기고. 이게 뭐냐는 이여기다. 수수료를 챙겨서 관리비로 반을 사용하고 반은 더 많은 대기업이 공정무역 인증을 받도록 마케팅 비용으로 지출한다. 실제로 커피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 최저 가격이라는 것도 최근에 커피가격이 올라 거의 대부분 그 이상의 가격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으니 의미없는 수치란 거다.
어느 소규모 기업은 실제 탄자니아 커피 생산자와 접촉하여 훨씬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는데 좋은 품질만 유지하면 그럴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산자와 교류를 활발히 하며 지속적으로 지원도 하고. 그런데 이 기업은 공정무역 로고를 사용하지 않는다. 왜 2.5% 수수료 가치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겉으로 드러난 사회적 책임에 한정하지 말고, 대기업은 좀 더 밑바닥부터 챙겨본다면 훨씬 더 소생산자를 현실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고, 몇몇 소기업들이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희망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하나 더, 중국을 경계하라고 언급한다. 라오스에서 고무나무로 부터 수액을 채취하는데 지금 고무나무를 심어둔 면적이 어마어마하여 몇년이면 100만명 인력이 신규로 필요하다고 한다. 중국은 라오스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중국인력의 자유로은 이동까지 포함해두었기 때문에 그 때가 되면 현재의 라오스 인력만으로는 수급이 어려워 중국인력이 대규모로 이주하게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이렇게 주변국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남미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중국은 남아도는 인력으로 세상을 뒤덮고 있다. 우리나라도 조심해야지...
Prologue 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점점 가난해지는가
10쪽: 커피 잔에 새겨진 아프리카 농부의 사진과 메시지: 당신이 마신 이 커피가 우간다 부사망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줍니다.
=> 내가 이 커피를 사 먹는다고 정말 우간다 부사망가 주민들이 잘 살게 될까?
12쪽: 카메룬 정부는 중국의 건설프로젝트 투자에 대한 대가로 카메룬 영해의 심해조업권을 중국 어업 회사에 양도했다는 것이다. 현지 어부들은 해안가에 얕은 물가를 벗어나서는 낚시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생선을 팔아 돈을 벌기는커녕 가족들 먹일 생선도 잡기 어려워졌다. 운이 좋은 날에는 값나가는 도미를 잡기도 하는데 그들이 먹지는 않았다. 귀한 생선은 관광객들에게 팔아 돈을 벌어야 했다. 지역 주민들은 주로 6000km 떨어진 모로코에서 수입한 말린 생선을 먹었다.
13쪽: 우리가 믿는 공정거래가 생산 현장에서도 잘 지켜지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현장을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 다시 여행길에 올랐다.
15쪽: 문제는 공정무역 인증 로고나 메시지가 이미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되었고, 더 나아가 인증 활동 자체가 대형 사업이 되었다는 점이다. => 윤리적 기업 인증이 얄팍한 상술로 변질될 위험은 없을까?
PART 1 니카라과 : 바닷가재가 팔릴 때마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chapter 1 모든 청년이 목발을 짚는 마을
27쪽: 월리는 그날 열한번을 다이빙했다. 감압정지는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감압정지는 단 몇 분만에 끝나는 간단한 일인데도 말이다. 아무도 월리에게 그게 왜 중요한지 설명해 주지 않았던 것이다.
29쪽: 휠체어 타는 클레부스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젊은이가 4000명이 넘었다. 그나마 클레부스는 운이 좋은 편이다. 다이빙 때문에 매년 50명이 목숨을 잃는다. 이들은 모두 미스키토족으로 수백년 전부터 이곳 해안에 거주해 온 토착 원주민이다.
chapter 2 중요한 일은 항상 비밀리에 이루어진다
34쪽: 바닷가재를 잡기 위한 다이빙이 매우 위험하며 다이버가 부상 당하거나 목숨을 잃을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이런 기업들이 모를 리 없다. 그런데 니카라과에서 바닷가재를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은 대부분 바닷가재가 어떻게 잡히는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그물로 잡든 다이빙으로 잡든 바닷가재 모양은 똑같다.
37쪽: 다이버 한 사람이 하루에 30m 깊이를 총 열 번씩 왕복한다. 배에 탄 다이버 중에 가장 어린 사람은 열다섯 살이었다.
chapter 3 치명적인 일확천금의 유혹
44쪽: 바닷가에서 주운 코카인 덕분에 벼락부자가 된 어부들 이야기는 이 해안의 전설이 되었다. 내가 만난 미스키토인들은 모두 떼돈을 벌어서 자신의 몫까지 챙겨주었다는 형이나 삼촌, 사촌이 한 사람씩은 있었다.
49쪽: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면서 몇몇 문제는 분명히 나아졌다. 기업은 이를 통해 경쟁우위를 얻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문제가 무시당한 채 그대로 남아 있다. 다이버 문제는 간단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그전까지 다이버들은 마약이 담긴 자루를 찾아다닐 것이다.
PART 2 영국 : 공정무역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
chapter 4 맥도날드의 영리한 공정 무역 사용법
62쪽: 맥도날드에서 본 위험 신호가 여기에도 있었다. 올바른 일을 하고 싶어 소비자들이 있지만, 올바른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을 만한 시간도, 의지도 없어서, 그런 일은 대기업이 알아서 해주리라 기대한다. 기업들은 윤리적 제품이 장사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자사 제품에 올바른 로고를 붙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러한 요구를 관리하는 조직 역시 여느 평범한 기업들처럼 브랜드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공을 들인다. 그런데 이렇게 번드르르한 광고 메시지가 말이 안 된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chapter 5 대기업은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72쪽: 사실 도매상이 지급하는 비용(로고 사용료)은 공정무역재단의 수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도매상이 공정무역재단의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하는 돈은 영국 공정무역재단 총수입의 90퍼센트를 차지한다. 그중 절반이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감독하는 행정비로 지출된다. 그렇다면 수입의 나머지 반은 농부들에게 돌아가는 것일까? 천만의 말씀. 남은 돈은 공정무역 브랜드의 캠페인과 홍보비로 나간다. 재단은 브랜드 홍보 및 광고비로 수입의 절반가량을 썼다.
chapter 6 진짜 공정한 무역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77쪽: 다른 아프리카 산에 뒤지지 않는 커피예요. 우리에게는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해서가 아니에요. 저희는 칭찬도 바라지 않고, 스티커도 필요 없어요. 다만 사업을 잘하고 싶은 거죠. 그 말은 이익을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건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계가 계속되려면 모든 사람의 이익을 봐야 합니다. 바로 이 원칙이 지속가능한 큰 그림이죠.
78쪽: 데이브와 이안은 공정무역 최저가 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오레라산 커피 포장지에 공정무역 로고를 붙일 수도 있다. 그러러면 이 가격의 2.4%를 사용료로 지급해야 한다. 그들에게 돈을 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중에 농부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한 푼도 없습니다.
PART 3 중국 : 그들에게 많은 걸 기대하지 마라
chapter 7 중국 정부도 못 건드리는 공룡 기업, 폭스콘
87쪽: 2010년 봄, 폭스콘이 국제적인 뉴스의 주인공이 되었다. 한 달 사이에 이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 16명이 투신자살하였다.
chapter 8 중국 최고 기부자에게 중국을 묻다
107쪽: 지금까지는 노동운동에 대한 대규모 탄압도 없었고, 아직 뚜렷한 노동운동 지도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중국 노동조합의 역사가 짧은데다 노동자들도 권리 주장에 소극적이다. 그러나 상황은 변화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이를 우려하고 있다.
chapter 9 중국 관료들은 우뇌를 쓸 줄 모른다
111쪽: 중국의 문제는 사람들이 굉장히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중국인들은 본능적으로 좌뇌가 발달해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부의 지도부 모두 그래요. 90% 이상이 기술자나 군인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에 대해 창조적인 해결책을 내놓으려면 우뇌를 써야 합니다. 우뇌는 디자인, 공감 능력, 스토리텔링, 그리고 하는 일에 재미를 느끼는 능력을 담당하지요.
PART 4 라오스 : 모든 산에 고무나무를 심는 나라
chapter 10 라오스 예산의 90퍼센트를 지원하는 중국의 속셈
126쪽: 중국은 라오스 정부가 지출하는 돈의 87%를 지원하는 초대형 원조국이 되었다. 중국이 자국민의 복지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는 사실로 미뤄보면 라오스 사람들이 과연 실제로 그렇게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지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chapter 11 돈을 벌기 위해 너무 많은 걸 잃었어요
134쪽: 우리는 예전이 더 좋아요. 물론 지금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가가 너무 큽니다. 써야 할 돈을 오토바이나 전화카드 술에 쓰고 있어요. 이 마을을 방문하기 전에 포텐에 다녀온 나로서는 카지노와 매춘이 이 마을에 정착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chapter 12 열다섯 살 소년 분창의 하루
141쪽: 한은 중국 기업이 진출한 상황을 우려하고 있었다. 곡물을 재배하려면 1 헥타르당 5~10명은 필요하다. 이미 중국 기업에 넘어간 토지까지 합하면 다해서 100만 명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중국 기업이 너도 나도 라오스로 밀고 들어오는 것이 걱정입니다. 이렇게 많은 나무에 매달려 일할 사람들을 다 어디서 구하겠어요. 그들이 중국인 100만명을 라오스로 데려올 생각일까요?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는 또 어떻게 달라질까요?
PART 5 콩고 민주 공화국 : 모든 휴대폰에는 콩고의 눈물이 흐른다
chapter 13 재수 없으면 당신도 총 맞아요
155쪽: 1950년대에 벨기에의 식민치하에 있던 광부들이 21세기 콩고인들보다 훨씬 더 안전한 환경에서 채굴 작업을 했다. 지금 이곳에선 보건 및 안전법규가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156쪽: 적어도 라오스는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평화롭다. 반면 콩고는 경제가 완전히 마비되어 있다는 인상을 줬다. 안전한 곳이 없었다. 광부들은 땅속에서 엄청난 위협을 무릅쓰고 있지만, 땅 위로 돌아온다고 해서 크게 좋아질 것도 없었다.
chapter 14 지구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
157쪽: 역사적으로 콩고는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참사를 겪었다. 지금 콩고의 문제는 1994년 르완다 집단학살로 시작되었다. 종족간 세력전쟁으로 후투족이 투치족 90만 명을 집단 살해한 것이다.
164쪽: 주석은 휴대폰과 노트북 컴퓨터, 그 밖의 무수한 전자제품의 회로판을 결합하는 데 필요한 광물이다. 콩고는 주석이 무한히 묻혀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콩고의 주석이 없다면 수십억 달러가 오가는 전 세계 전자무역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윤리적 딜레마가 있다. 우리는 주석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인권침해 문제가 극에 달한 국가와 거래를 해야만 하는가? 유엔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유엔은 콩고민주공화국과의 광물무역을 금지하라고 여러 차례 요구해왔다. 원칙적으로는 좋은 일이지만, 이를 피할 변칙적인 방법은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다.
chapter 15 콩고 거물 사업가의 의미 있는 변명
170쪽: 그들이 가져온 것은 대부분 주석이었다. 광산이 있는 밀림 외지에서 자동차 트렁크나 트럭 뒤에 실려 온 것이었다. 알겠죠, 이건 힘든 일입니다. 그럼 유엔은 이 사람들이 이것 대신 무얼 하길 바라는 건가요. 내가 광물을 사주지 않으면 이들은 어떻게 먹고 살죠. 내가 아니면 누가 돈을 주겠어요. 보고서는 현실의 반도 못 잡아냅니다.
172쪽: 유럽 바이어들은 이제 모두 콩고산 광물의 구매를 중단했습니다. 지금은 말레이시아와 중국 바이어들만 물건을 사가고 있습니다. 그쪽 사람들은 거래하기가 몹시 까다로워요. 특히 중국인은 가격을 너무 안 쳐 주거든요.
chapter 16 콩고가 거부할 수 없는 중국의 제안
179쪽: 도로는 물론 콩고의 자원을 얻으려는 의도로 세운 것이다. 길이 난 방향을 보면 세계에 대한 중국의 전략과 계획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은 중남부 아프리카의 경제 지도를 다시 그리며 콩고에서 캐낸 광물을 콩고 남쪽에 있는 잠비아와 앙골라로 보내려고 한다. 이 두 나라 역시 중국의 원조를 받았고 콩고보다 훨씬 개발이 잘 되어 있다....... 이것은 콩고를 위한 개발이 아니라 중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책략이다.
182쪽: 마을마다 들어선 비정부기구 표지판(학교 설립, 물 펌프 프로젝트)은 각기 자신의 성공을 뽐내려 애쓰고 있었지만, 사실 뚜렷하고 지속가능한 그 어떤 변화도 모으지 못했으니 콩고민주공화국 내 이 정부기구의 실패만 강조할 뿐이었다.
PART 6 아프가니스탄 : 무조건 금지하면 뭘 먹고살란 말입니까
chapter 17 마약과의 전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192쪽: 양귀비 근절프로그램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2002년 이후 이 프로그램에 5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마땅히 써야 하는 돈이라고 생각한다. 아프가니스탄은 세계 헤로인의 90% 이상을 생산한 책임이 있다. 헤로인의 파괴적인 영향력은 세계 전역에서 감지된다. 러시아부터 이란, 유럽, 미국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약물중독자들이 곳곳에 퍼져 있다.
193쪽: 탈레반 자본금의 25 퍼센트라는 수치부터 살펴보자. 이 수치는 유엔 마약 범죄 사무소의 보고서에서 나왔다. 반정부 단체들이 불법 아편 거래로 매년 3억 달러가 넘는 돈을 벌어들인다고 추정한다.
194쪽: 2010년 아프가니스탄 양귀비 총생산량은 3,600톤이었다. 사실 지난 10년 간 양귀비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병충해가 돌았을 때뿐이었다. 이번 해에 근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벌써 경찰관 9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 당했습니다. 마약 거래로 이익을 보는 마피아 조직은 근절프로그램에 맞서 싸우려 하면서 농부들이 양귀비를 기르도록 부추깁니다.
chapter 18 그들이 양귀비를 기를 수밖에 없는 이유
198쪽: 내다 팔 작물을 가지고 시장으로 가다 보면 탈레반, 경찰, 도적들이 우리를 세웁니다. 통행료를 내라는 거죠. 그러면 결국 빈손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래서 양귀비를 기르는 게 더 낫죠. 양귀비는 살 사람이 직접 찾아오니까요. 하기를 비롯한 이곳의 농부들은 마약 밀매자들이 돈을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사실을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이곳은 치안 상태가 워낙 안 좋아서 밀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농부가 물건을 시장으로 가져가려면 검문소를 몇 개씩 통과해야 했다.
199쪽: 이 사회에서 양귀비 재배는 하람(이슬람 경전인 쿠란에서 금지하는 것)이라, 우리가 양귀비를 재배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종자를 살 돈이 없고 정부에서 종자를 주지도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뭘 해야 하나요? 기를 것이 아무것도 없으면 양귀비라도 길러야죠. 이 사람들(경찰)은 내년에 와도 여전히 양귀비를 기르는 사람들을 보게 될 겁니다. 밭을 그저 비우느니 운에 맡겨보는 편이 더 낫지 않겠어요?
200쪽: 1971년 미국과 터키는 협약을 맺어 양귀비 재배 전면 금지하며 보상금 지급. 1981년 미국은 터키 및 인도에 특별보호시장 지위(80/20 법칙)를 부여하여 의약품용 생아편을 구매를 보장. => 아프카니스탄에는 이런 협약을 제공할 수 없는가?
chapter 19 총보다 강력한 무기는 돈이다
207쪽: 가파르의 '사프란 완전 패키지' 서비스로 일부 양귀비 재배 농가들이 사프란 생산으로 전환 => 성공 사례
PART 7 탄자니아 : 최고의 품질은 공정한 거래에서 나온다
chapter 20 그녀는 왜 인증을 거부하는가
214쪽: 아프가니스탄의 사프란 사업가인 가파르와 글로스터셔의 커피 무역상 데이브와 이안(에시컬 어딕션)은 어떻게 규모가 작은 기업을 운영하면서도 윤리적인 모습을 보이고 많은 이익도 내는 걸까?
220쪽: 윤리적 상품임을 인정해 주는 조직들은 농부들이 협동조합과 거래하면서 협동조합이 많은 이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게 되면 협동조합은 농부들을 대신해 거대 구매자에게 물건을 판매할 수 있다. 힘을 합치면 가격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오레라의 현실이 보여주듯이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주민들은 규모는 작지만 최상급 품질을 원하는 서양 기업과 직접 거래함으로써 훨씬 좋은 가격에 물건을 판매할 수 있었다. ....... 돈을 더 주겠다는 당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더 좋은 커피 생산에 매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chapter 21 윤리적인 상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법
231쪽: 헨리에타(레어 티 캄퍼니)는 고급 상품을 사고팔 새로운 시장을 구축했다. 이런 시장이 없었으면 농부들은 값싼 대중시장에 팔아 넘길 상품을 생산했을 것이다. 헨리에타에게 찻잎 가격은 상품품질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농부는 더 좋은 찻잎을 생산하는 데 시간을 투자할 수 있고, 이로써 다시 더 높은 가격을 보장받게 된다. 중요한 점은 찻잎을 재배하고 수확하고 생산할 때 양이 아니라 맛을 위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헨리에타가 윤리적 신임을 받는 원천이다. 헨리에타는 자기 상품에 공정거래 로고를 붙이는 것에 그리 욕심내지 않겠지만 그녀의 사업수완이나 접근방식을 보면 상품에 그런 로고 하나쯤은 붙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PART 8 코트디부아르 : 성공하는 기업은 눈앞의 이익에 욕심내지 않는다
chapter 22 내전의 한가운데에 있는 어느 기업의 모험
246쪽: 줄리(올람의 면화 공장 책임자)는 이 일을 맡으면서 무엇보다 이 지역에 필요한 개발 사항을 기업의 이익 창출과 연계시킬 방안을 살펴볼 수 있어서 흥분되었다고 말했다. 지역 개발에는 공장 노동자자만이 아니라 면화를 공급하는 농부들도 포함된다. 여기서 독특한 점 또 하나는 이 모든 일 이 분쟁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멈췄던 공장을 현대화시키는 것과 반란을 일으키는 민병대가 다스리는 지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248쪽: 줄리의 입장에서는 그들의 개입을 지원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포스 누벨 뿐만 아니라 아비장에 있는 정부에도 공식적인 세금을 내야 했다. 포스 누벨과 정부의 양측은 치열한 논의 끝에 기업이 계속 돌아가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한 발씩 물러서자는 협정을 맺었다. 향후 12개월 동안의 면화 운송에 부과하는 세율도 협정에 포함됐다. 양측을 상대로 올람이 협상하고 설득한 노력의 결과였다. 올람은 아슬아슬한 곡예를 펼치다시피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chapter 23 그들이 잘살아야 우리가 성공한다
252쪽: 가오다는 혼란이 언제나 돈을 제때 지급한 것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 또한 올라온 품질 좋은 면화 재배에 필요한 씨앗과 비료 살충제 등 소위 인풋을 제공했다는 말도 빼먹지 않았다........ 전쟁이 터진 이후로는 남부시장까지 옥수수를 실어 나를 수 없게 됐어요 그래서 우리가 그래야 할 수 있는 유일한 장면이 변화가 되었죠 올람은 이곳까지 찾아와서 물건을 직접 싣고 갔거든요
255쪽: 내가 내린 결정에 몇 명의 목숨이 달려 있는지 생각하면 엄청난 책임감이 들죠. 이런 계획은 오랫동안 지속가능해야만 가치가 있다고 믿어요. 그리고 지속가능해지려면 무엇보다 수익이 나야 하죠.
chapter 24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267쪽: 크리스의 말에 따르면 올람은 인증에 집착하는 것보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윤리적 행위를 실천하는 편이 회사에 더 큰 도움이 된다.... 우리는 인증 같은 건 없어요. 우리 상품은 소비자가 원해야 존재합니다. 소비자가 인증을 원한다면 마련할 수도 있죠. 그런데 왜 다른 사람한테 참 잘했다는 말을 듣자고 수고비를 건네고, 그 사람의 브랜드를 우리 브랜드 위에 얹어야 하는 거죠?
Epilogue 건강한 자본주의를 만들기 위한 8가지 방법
272쪽: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품이 윤리적인 자격을 갖추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대기업은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윤리적 상품이 바로 트렌드라고 한다. 이와 비슷하게 대기업이 의지하고 있는 투자환경에서도 윤리적 요소에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해 지금이야말로 대기업에게 어떻게 사회적으로 더욱 책임있는 행동을 할 계획인지 묻기에 적당한 시기라는 뜻이다.
1. 좋은 일을 하는 것보다 나쁜 일을 안하는게 더 중요하다 => 니카라과 해안마을에서 젊은 나이에 불구가 되어 휠체어를 끌고 다니는 다이버들은 암초보호 프로젝트나 해양관리 등에 신경쓰지 않는다. 이 산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이버들이 일하는 곳의 암초를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다이버들이 때마다 사망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가져오는 끔찍한 작업 방식을 그만두게 하는 것이다...... 니카라과 현실은 기부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 홍보를 목적으로 좋은 일을 하지 마라 => 코트디부아르에 진출에 면화를 수출하는 올람은 농민에게 면화 재배 방법을 가르쳐주고 그들을 훈련시킨다. 기업의 수익과 지역 농민들의 수익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야말로 주력사업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수행하는 완벽한 사례다.
3. 채찍 - 대중을 속일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 우리는 투명성이 점점 높아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심쩍은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대기업은 언젠가 들통이 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대기업은 브랜드에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가 있는지 꼼꼼하게 살피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4. 당근 - 선행은 언제나 보상을 받는다 => 기업들은 이제 사회적 책임이 있는 기업 계획을 기업 웹사이트의 사회공헌 페이지에 꼭꼭 숨겨두기보다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홍보전략과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5. 밑바닥부터 시작해 땀 흘려 노력하라 => 코트디부아르의 면화 재배 농민들에게 투자한 기업, 올람은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행동을 통해 상호 이익을 얻은 모범사례를 보여줬다. 공급망 내의 취약한 지역을 통제하면서 효율성을 크게 높였고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 현지 중심의 해결책은 상의하달식 해결책보다 더 효과적이다.
6. 중국을 경계하라 => 라오스 북부의 정글에서 나는 천연자원에 목마른 중국이 개발이라는 이름을 내걸며 세계의 빈곤층의 생존을 고려하지 않는 현실을 보았다. 이것은 숱한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서양의 진화된 자본주의가 현재 동양의 노골적인 자본주의보다 훨씬 더 나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7.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한다 => 이 책의 핵심 내용은 투명성을 높이고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기업이 오로지 자사의 상품이 손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만 관심을 쏟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상품이 더 광범위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신경쓰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본사에 있는 직원뿐만 아니라 공급망의 밑바닥에 있는 모든 직원까지 포함한 전 직원이 존엄과 존경을 다해 대접받고 있으며 공정한 보상을 받고 있는지, 회사가 신경쓰고 있다는 확신을 얻고 싶어한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실제로 그런 작업환경을 만드는 것이고, 두번째는 소비자에게 그러한 현실을 알리는 것이다.
8. 대기업은 스스로 착해지지 않는다 => 소비자로서 기업을 조종해, 기업의 운영방식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결국 책임은 우리 모두가 가져야 한다.
감사의 글
책의 제목이 Unfair Trade인 것은
실제 공정무역이 그렇게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책이기 때문
건강한 자본주의를 만들기 위한 여덟 가지 방법
1. 좋은 일을 하는 것보다 나쁜 일을 안하는게 더 중요하다
2. 홍보를 목적으로 좋은 일을 하지 마라
3. 채찍 - 대중을 속일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4. 당근 - 선행은 언제나 보상을 받는다
5. 밑바닥부터 시작해 땀 흘려 노력하라
6. 중국을 경계하라
7.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한다
8. 대기업은 스스로 착해지지 않는다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들은 단지 경제를 어떤 숫자라든지 도표, 통계치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구체적으로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것, 그들이 왜 이러한 선택을 하는지 등등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그리고 생동감 있게 잘 그리고 있습니다
교보문고 책 소개
저자(글) 코너 우드먼

1974년 아일랜드 태생으로 맨체스터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아더 앤더슨, 언스트 앤 영 등 런던 금융가의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하루에 600파운드(100만 원) 넘게 벌기도 했던 수십 억대 연봉자였다. 그런데 파산한 회사의 구조 조정을 맡아 직원 400명에게 일일이 해고를 통지하다가, 자본주의의 냉정한 현실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에게 회의를 느끼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컴퓨터로 하는 숫자 놀음이 아닌 몸으로 부딪치고 발로 뛰며 세계 경제의 현장을 경험하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전 세계 상인들을 상대로 자신이 돈을 벌 수 있는지 확인해 보기로 하고 살던 집을 처분하여 25000파운드(약 5000만 원)를 마련했다. 이 돈으로 아프리카 수단을 시작으로 6개월 동안 4대륙 15개국을 돌며 물건을 사고팔았다. 그 결과 여행 경비를 제외하고도 50000파운드(약 1억 원)를 버는 데 성공했다. 이때의 경험을 기록한 책《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는 수많은 화제를 낳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특히 20대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코너 우드먼은 지금까지 100개국 이상을 방문했고, 지금도 여전히 세계를 돌고 있다. BBC 통신원으로 활약하는 것을 비롯해〈인디펜던트〉등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한다. 강연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큐멘터리 채널〈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전 세계 비밀 조직을 잠행 취재하는 다큐멘터리를 찍기도 했다. 여행하는 경제학자인 그는 앞으로도 세계 경제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목차
- Prologue 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점점 가난해지는가
PART 1 니카라과 : 바닷가재가 팔릴 때마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chapter 1 모든 청년이 목발을 짚는 마을
chapter 2 중요한 일은 항상 비밀리에 이루어진다
chapter 3 치명적인 일확천금의 유혹
PART 2 영국 : 공정무역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
chapter 4 맥도날드의 영리한 공정 무역 사용법
chapter 5 대기업은 손해 보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chapter 6 진짜 공정한 무역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PART 3 중국 : 그들에게 많은 걸 기대하지 마라
chapter 7 중국 정부도 못 건드리는 공룡 기업, 폭스콘
chapter 8 중국 최고 기부자에게 중국을 묻다
chapter 9 중국 관료들은 우뇌를 쓸 줄 모른다
PART 4 라오스 : 모든 산에 고무나무를 심는 나라
chapter 10 라오스 예산의 90퍼센트를 지원하는 중국의 속셈
chapter 11 돈을 벌기 위해 너무 많은 걸 잃었어요
chapter 12 열다섯 살 소년 분창의 하루
PART 5 콩고 민주 공화국 : 모든 휴대폰에는 콩고의 눈물이 흐른다
chapter 13 재수 없으면 당신도 총 맞아요
chapter 14 지구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들
chapter 15 콩고 거물 사업가의 의미 있는 변명
chapter 16 콩고가 거부할 수 없는 중국의 제안
PART 6 아프가니스탄 : 무조건 금지하면 뭘 먹고살란 말입니까
chapter 17 마약과의 전쟁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chapter 18 그들이 양귀비를 기를 수밖에 없는 이유
chapter 19 총보다 강력한 무기는 돈이다
PART 7 탄자니아 : 최고의 품질은 공정한 거래에서 나온다
chapter 20 그녀는 왜 인증을 거부하는가
chapter 21 윤리적인 상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법
PART 8 코트디부아르 : 성공하는 기업은 눈앞의 이익에 욕심내지 않는다
chapter 22 내전의 한가운데에 있는 어느 기업의 모험
chapter 23 그들이 잘살아야 우리가 성공한다
chapter 24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Epilogue 건강한 자본주의를 만들기 위한 8가지 방법
감사의 글
출판사 서평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의 두 번째 글로벌 프로젝트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에서 전 재산을 걸고 세계 상인들과 한 판 대결을 벌였던 런던 금융맨 코너 우드먼! 이번에는 전작보다 더 위험하고 대담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들고 돌아왔다. 기차 여행 중에 마신 커피 한 잔으로 시작된 이번 세계 일주의 목표는 공정 무역의 과정을 역추적하는 것. 이를 위해 중국, 아프가니스탄, 콩고, 니카라과 등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위험한 나라 9개국을 목숨 걸고 누볐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독특한 경험과 무모한 모험 정신으로 파헤쳤다. 불공정한 세계 경제의 현실을 생생하게 폭로하고,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대안을 제시한다.
기차 여행 중에 마신 커피 한 잔 때문에 시작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자본주의 체험기
코너 우드먼은 3년 전 기차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커피잔에 적힌 이런 문구를 보게 된다.
‘당신이 마신 이 커피가 우간다 부사망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줍니다.’
메시지 옆에는 공정 무역 인증 단체인 공정 무역 재단의 로고와 슬로건이 적혀 있었다.
‘제3세계 생산자와 공정한 거래를 약속합니다.’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공정 무역 상품을 사면 정말 그들이 잘살게 되는 걸까? 그런데 왜 커피 농가의 살림이 나아졌다는 소식은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걸까? 그는 커피잔에 적힌 문구가 과연 진실인지 궁금해졌다(참고로 그가 봤던 공정 무역 재단의 로고는 우리나라 스타벅스에서 파는 원두커피 포장지에 있는 로고와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의문을 풀기 위해 세계 일주를 떠날 생각은 없었다.
그가 이런 의문을 품게 된 것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다. 수십 억대 연봉을 포기하고 세계 일주에 나서게 된 것도 모순적인 경제 현실과 자본주의의 비정함을 몸소 깨달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회계법인의 애널리스트 시절 파산한 유리회사에 파견되어 400명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지한 적이 있다. 이때의 괴로움이 회사를 그만둔 결정적인 계기였다.
기차 여행 6개월 뒤 여행 잡지의 칼럼을 쓰려고 아프리카 카메룬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그는 점심식사로 늘 생선을 먹었다. 바닷가 바로 옆이라 생선요리가 그렇게 싱싱할 수가 없었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어부 한 명과 사이가 가까워졌고,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았다. 현지 주민들이 먹는 싱싱한 생선 요리를 기대한 그가 대접받은 음식은 6000킬로미터 떨어진 모로코에서 수입한 말린 생선이었다. 호텔에서 먹은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형편없는 생선이었다. 어부는 중국 어선이 카메룬 어업권을 소유하고 있어서 가까운 바다에서만 낚시해야 한다고 했다. 값나가는 고기가 잘 잡히지도 않을뿐더러 잡더라도 생계를 위해 내다 팔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코너 우드먼은 어처구니없는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
최근 윤리적인 소비, 공정 무역은 영국에서만 시장 규모가 64조 원에 달할 만큼 의식 있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너도나도 공정 무역 인증 로고를 붙이는데 왜 세상은 나아지기는커녕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가난해지고 있는 걸까? 윤리적인 소비, 공정 무역에 쓰는 돈은 도대체 어디로 갔기에 카메룬 어부는 자신이 잡은 생선을 먹지 못하는 걸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위험한 나라를 누비는 세계 일주는 바로 이렇게 시작된다.
니카라과 해안에서 중국 폭스콘 공장, 콩고 탄광까지
우리가 늘 사용하는 물건들의 생산 과정을 거꾸로 추적하는 기막힌 세계 일주
그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상품의 생산 과정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었다. 커피뿐 아니라 초콜릿, 휴대폰, 신발 등 우리가 자주 소비하는 상품의 생산 과정을 역으로 추적하여 자본주의의 현실을 직접 확인해 보기로 한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파는 바닷가재 요리의 생산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 니카라과 해안의 잠수부들을 만난다. 스마트폰과 첨단 전자 제품의 생산 과정을 역추적하면 중국 폭스콘 공장을 거쳐, 콩고 광산에까지 도달한다. 타이어, 신발 등 고무 제품의 끝에는 모든 산에 고무나무를 심는 라오스가 있다. 거대 다국적 기업들은 자사가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며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품을 판매한다고 홍보하지만 코너 우드먼이 직접 목격한 장면은 홍보 문구와 거리가 멀었다.
바닷가재를 잡는 니키라과 잠수부들은 심해 잠수로 바닷가재를 잡는데, 작업복, 수심계 등의 장비는커녕 낡은 공기통 하나에 의존하여 잠수한다. 이들 중 대다수가 안전 수칙을 무시하고 잠수를 너무 오래, 너무 자주 하며 혈관이 손상되어 죽거나 불구가 되는 잠수병에 걸린다. 마을 청년 대부분이 젊은 나이에 장애를 얻거나 일하다가 죽는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이 왜 병을 얻었는지 모른다. 이렇게 온종일 일해서 버는 돈은 고작 2000원 남짓이다.
이렇게 자본주의의 최전선을 누비는 일이 절대 쉬울 리가 없다. 코너 우드먼은 목숨을 잃을 뻔한 상황도 숱하게 겪었다. 니카라과에서 어부들의 일상을 확인하려고 함께 잠수에 나섰다가 낡은 산소통이 풀리면서 익사할 뻔도 했고, 콩고에서는 현지 통역도 들어가기 꺼리는 붕괴 직전의 광산에 안전장비 하나 없이 들어가기도 하였다. 전쟁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마약 단속 작전에 참여했고, UN 블랙리스트에 오른 거물 사업가를 만나기 위해 총으로 무장한 경호원들 앞에서 투자자 행세를 하기도 했다. 내전 중인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입국할 수 없어 사막길 600킬로미터를 달려 반군이 장악한 북부로 들어갔다.
그런 험난한 여정 끝에 자본주의 가장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목격했다. 하루에 아이폰 20만 대를 생산하기 위해 18시간씩 일하는 중국 노동자들, 군인들에게 총 맞지 않으려고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광산에서 광석을 캐는 콩고 시민들, 쌀과 밀을 심고 싶어도 양귀비를 심을 수밖에 없는 아프가니스탄 농민들. 여러 대기업이 앞장서서 사회적 책임과 공정 무역을 내세우고, 의식 있는 소비자들이 웃돈을 얹어 가며 윤리적인 상품을 구매하는 데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이 아직도 너무 많다.
‘일하는 사람 따로, 돈 버는 사람 따로’인 자본주의를 바꿀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공정 무역의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일하는 사람 따로, 돈 버는 사람 따로’인 자본주의는 왜 변하지 않는 걸까? 코너 우드먼은 이 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해 공정 무역 인증 사업을 펼치는 공정 무역 재단, 열대 우림 동맹과 제휴를 맺고 환경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영국 맥도날드 본사를 찾았다. 그곳에서 공정 무역과 윤리적 상품 인증이 대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을 발견한다. 공정 무역 재단은 인증 사업으로 버는 수입 대부분을 자사 홍보에 쓰고 있었으며, 영국 맥도날드의 공급망 책임자는 ‘멍청한 마케팅은 하고 싶지 않다’며 노골적으로 의도를 밝혔다.
그러나 세계 경제의 현실이 꼭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이번 여행은 무서울 정도로 잔인한 자본주의의 실체를 만나게 된 여행이기도 했지만, 또 조용히 세상을 바꾸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희망과 대안을 찾은 의미 있는 과정이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농부들 상당수는 헤로인과 아편의 원료로 쓰이는 양귀비를 재배하여 돈을 번다. 양귀비 재배를 뿌리 뽑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큰 성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현실적인 이유로 마땅한 대체 작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들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는 가난한 나라 아프가니스탄에서 양귀비가 아닌 다른 작물로 큰돈을 번 사업가를 만난다. 그들은 정부에게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스스로 살길을 찾은 것이다. 그 덕분에 그들이 사는 도시 헤라트는 아프가니스탄 역사상 가장 많은 세금 수입을 기록한 도시가 되었다.
코너 우드먼은 이런 기적적인 성공 스토리가 방문한 모든 나라에 한둘씩은 꼭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공정 무역이나 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더 오래 사업을 하고 싶은 기업, 최고의 품질을 원하는 농장주들이 자신의 사업에 적극 투자한 덕분이었다.
코너 우드먼이 발견한 모범적인 기업이나 농장주들은 사회적 책임이나 공정 무역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사업 성과와 최고 품질을 강조했다. 코트디부아르에 진출한 대기업 올람은 코트디부아르 농민들에게 면화를 사들이는데 최고 품질을 얻기 위해 면화 재배에 필요한 비료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그들이 취급하지 않는 옥수수 농사에 필요한 비료까지도 함께 제공한다.
“어차피 면화 재배용 비료를 네 포대 지급하면, 그중 한 포대는 옥수수에 쓸 겁니다. 그럴 바에는 옥수수용 비료도 제공하고 면화 품질을 높이는 게 더 이익이죠.”
올람이 윤리적이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유는 ‘농부들이 가난하고 굶주리면 우리도 힘들어진다’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생산자들을 파트너로 여기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투자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할 때 사업적 성과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똑똑하게 이기적일 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눈앞의 이익을 좇기 위해 단가를 낮추고, 투자비용을 줄이고, 품질과 타협하는 것은 관련한 모두를 힘들게 할뿐 아니라 결국에는 회사에도 피해가 되어 돌아온다. 이 책은 냉정한 자본주의 현실 속에서 우리가 잘살려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흥미진진하고 독특한 이야기를 통해 전한다. 아울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갈등, 고용 불안, 높은 실업률, 쏟아지는 복지 정책, 반값 등록금 등 지금 대한민국이 신음하고 있는 많은 문제의 해법에 대해서도 실마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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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우드먼은 경제학이 이처럼 쉽고 생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책을 읽은 뒤에는 주변의 물건들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보일 것이다.
-팀 부처 Tim Butcher, 베스트셀러《블러드 리버스 Blood Rivers》의 저자
이 책은 암울한 세계 경제를 환하게 밝혀줄 빛을 담고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날카로운 시각으로 세계를 누비는 코너 우드먼은 세계 경제에 대한 훌륭한 안내자다.
-〈선데이 텔레그래프 Sunday Telegraph〉
코너 우드먼은 중국에서 콩고까지, 초콜릿에서 면화까지 경제의 최전선에서 발견한 자본주의의 실체를 흥미진진하게 보여 준다. 그리고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인디펜던트 Indepen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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