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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서스 3국 여행 22일차: 칼데~자베쉬 트레킹 (2025.6.6)

클리오56 2025. 6. 24. 19:29

 

5시 기상, 5시 38분 출발하였다.
이번 여행의 가장 중요한 날이다. 오늘 트레킹 거리가 26.5km, 12시간이 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계류를 무사히 건너야 한다. 
계류에 10~11시 사이에 마부가 대기하는 것은 아디쉬에서 숙박한 트레킹족이 계류에 도착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후에는 마부도 없을 뿐더러 낮 동안 녹은 빙하수가 더해져 계류가 더 깊어진다는 것이다. 
더구나 간밤에 비가 내렸으니 부정적 요소가 하나 더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맑다, 구름은 많이 없어지고. 

계류를 건너다 샌달과 양말이 젖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계류와 습지를 지나면서 젖고 또 젖고, 걸으면서 말리고 말렸다. 

능선의 눈이나 만년설에서 물길이 흘러나와 계곡을 타고 내린다. 

통상 2,200m 해발이 수목한계선임에도 아직 숲이 전개된다.
조지아의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화려한 모습이다. 

이제 6시 50분, 출발 후 1시간 12분이 경과했다. 새벽 찬 공기를 가르며 잘 진행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샌달과 양말이 잘 견디고 있다. 모두 젖었지만 마르기도 잘한다. 
맑은 하늘과 물 소리, 청량한 공기, 이 모든 것이 너무 아름답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힘차게 나아간다.

해가 떠오르고, 우리는 지그재그 등로를 따라 고개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
오늘처럼 샌달이 고마운 적이 없다.  


설산의 정상부가 드러난다. 서서히 그 모습을 더욱 드러낸다.

드디어 고개 정상이다. Chkhutnieri Pass이다. 해발 2,868m. 
테트눌디 빙하가 커다란 벽처럼 다가오고 온 세상은 설산의 지배 아래이다. 

이정표를 뒤로하고 빙하 앞으로 더욱 다가간다. 
하나뿐인 스틱으로 만세를 불러본다. 
물에 젖지 않도록 바지 끝단을 말아올린게 별 폼이 나질않는다. 
악전이라면 뭐하지만 고투 속에 정상에 올랐으니 그 감격은 더하지 않겠나. 

뾰족한 봉우리는 테트눌디(4,858m)라는 방장님 설명

 


고개 정상에서 아침 겸 점심을 들었다. 이제 여유를 찾는다. 
쇼티 빵, 요거트, 치즈, 사과로 단촐한 식사를 마쳤다. 다시 출발~~

내리막을 가면서 눈이 녹은게 다행이다. 
이 부근이 눈에 쌓이면 트래버스가 필요하고 어려운 코스가 되었을 것이다. 
테트눌디 빙하 앞에서 자연에 대한 경외로움을 느낀다. 

여전사들이 급경사 등로를 잘도 내려간다. 

드디어 계류이다. 이번 여행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
Adishchala River의 crossing point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중락님이 도전하였고 침착하게 두세 차례 전진과 후퇴 끝에 도하에 성공했다. 

뒤이어 방장님의 도전, 좀 더 몇차례 시도 끝에 도전 성공. 사진을 보면 급박한 순간인 듯하다. 

나는 쫄아서 여성들과 함께 좀 더 상류로 올라가 물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시도하였다.
하여 세 차례나 계류를 건너야 하는 수고가 있었지만 그만큼 물길이 약해졌겠지. 

우리 일행이 모두 도하했을 때 10시30분, 비로소 마부가 나타났다. 
우리들 처럼 자력 도하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말의 도움은 25라리, 즉 12,500원이다. 10초도 안되는 순간인데. 

이제는 룰루랄라, 거침없이 나아간다. 

우리를 반기듯 우쉬바 산이 귀한 모습을 드러낸다.
조지아의 마테호른이란 별명을 지닌 멋진 산이다. 남봉과 북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정표는 아디쉬 870m를 가리킨다. 

아디쉬 마을

아디쉬에서 인증사진 하나 남긴다. 

바로 앞 게스트하우스에서 하차푸리와 샐러드를 점심식사로 들었다. 
아직 시간이 1시를 갓 넘겼으니 오후 시간이 너무 길고, 내일 많이 걷느냐, 오늘 많이 걷느냐의 문제.
다음 숙박지인 자베쉬까지는 10km, 결국 논의 끝에 자베쉬로 가기로 결정. 

이정표는 자베쉬 10.3km, 메스티아 23.8km를 가리킨다. 

통나무 다리 건너는게 쉽지않다.
외국인 카플이 못 건너고 있어 우리 스틱을 빌려주는 도움 끝에 성공. 
우리 일행들은 주저함 없이 모두 가뿐히 건넜다. 나만 빼고. 

우리나라 소나무 숲길처럼 푹신한 등로도 있다. 

그런데 오르막길이 계속되어 힘들다. 이 코스는 쉽다고 했는데....

여기가 오르막 길 4km, 내리막 길이 6km되는 지점이다. 이 고개 이후로 내리막길~  

저 아래로 자베쉬 마을이 지척이다. 

노란 철쭉을 지난다. 여기에서 여러 번 이 철쭉을 보았다. 

마을 가장자리를 둘러 마을에 들어섰다. 도중에 온통 똥밭과 진흙투성이였다.

이곳에서 자베쉬 도착 인증사진. 

게스트하우스가 깔끔하고 저녁은 부페 스타일이었다. 
1인 80라리에 숙박, 저녁식사와 아침식사 두끼가 포함된다. 식사없는 숙박은 안된다. 
황홀하고도 멋진 하루였다. 이 트레킹 맛에 조지아로 오지 않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