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은 소감 및 내용
방송인 김재원의 라다크 여행, 방송의 출연자로 등장하면서 겪은 여행기. 일처럼 여행처럼의 제목이 말해주듯 여행이 일이되기도 핟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들지만 막상 일이되면 그렇지만도 않나보다. 그래도 자기 좋아하는 여행을 하면서 돈도 벌수있다면... 최상이겠지.
13. 인도 도착비자 엄청난 인파로 5시간의 환승시간이 빠듯
18. 내 몸의 가장 약한 부위로 고산증상이 나타난다더니 왼쪽 콧구멍 연골이 휘었고....
23. 체다 곰파: 가는 길이 생각보다는 수월. 레가 한눈에 들어오는 좋은 위치
25. 산티 스투파: 일본인이 세운 곰파. 정상에서의 석양이 아름다워 저녁에 인기. 등산로 계단 잘 정비
33. 혼자하는 여행은 성찰을 위한 것이지만, 함께하는 여행은 성찰을 갈등에 양보해야 한다.
35. 애먼 근심이 밀려왔다. 누가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어쩌지? 걱정의 96%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던 통계에 의지해 밀려오는 걱정을 다시 밀어버렸다. 소식 단절은 이 순간에 집중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39. 틱세 곰파: 레에서 남쪽 17km. 라다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높은 언덕에 하얀 불탑과 붉은 건물은 티벳 라싸의 포탈라 궁과 비슷하다. .... 가장 큰 법당인 참캉 법당 안에는 거대한 미륵 불상이 모셔져 있었다. 14미터 높이.
47. 확실히 임계점을 극복하는 훈련을 해야 되나 보다. 난 생활운동이니까 고비를 못 넘기네...... 타그랑 라. 5,360미터 고지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로인 5,602미터의 카르둥 라에 이어 두 번째 높은 도로다. ..... "It is not a rally. Enjoy the valley."
49. 타그랑 라 표지석에는 5,328미터로 표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 세상을 품다.
57.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폭력적인 말은 아나운서답다라는 말이다. 세상이 내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은 역시 아나운서답다는 말이다. 나의 정체성을 충분히 인정해주는 말이기에 고맙고, 나를 정체성에 가두는 말이기에 폭력적이다.
61. 라다크 유목마을 카르낙에서 양떼. 일처다부제
65. 유목민의 하루는 이른 새벽이 더 바빴다. 할머니와 며느리는 야크 젖을 짜고, 할아버지는 양 우리를 둘러보며, 똥들을 걷어내고 있었다.... 보온병에서 차를 따라 내게 건넨다. 솔트티란다.
68. 옴마니반메훔: 누구는 연꽃 속의 보석이여라는 뜻이라는데, 누구는 움은 우주, 마니는 지혜, 반메는 자비, 훔은 마음, 우주의 지혜와 자비가 마음에 깃들기를 바라는 발이란다. 연꽃 속의 보석이 지혜와 자비인가 보다.
* 육자진언: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나타내는 주문으로 이 주문을 외면 관세음보살의 자비에 의해 번뇌와 죄악이 소멸되고, 온갖 지혜와 공덕을 갖추게 괸다고 함.
71. 인생여정에서 얼마나 많은 갈등이 무의식 속에 둥지를 트는 것일까? 고마움의 대상에게 감사를 느끼지 못할 때 그 갈등은 점차 자라날 것이다. 갈등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섭섭함과 고마움의 점수를 인식하고 고마움의 승리를 (동행에게) 선포하는 것이다.
88. 초카호수: 소금 호수. ... 마치 내가 겪은 세 곳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것 같았다. 퀘벡의 산 속 호수, 소금 덮인 우유니, 갈릴리의 잔잔한 물결.
91. 라다크의 3대 호수: 초카, 판공초, 초모리리...... 호수와 하늘이 동색이고, 구름과 설산이 같은 색이다. 아쉽게도 라다크는 우리에게 회색 초모리리를 선물했다. 하늘도 회색 빛을 띠고 마치 호수인양 천장을 가리고 있다.
92. 아기의 탄생은 남두육성이, 사람의 죽음은 북두칠성이 관장한다던데...
94. 40대 후반의 외국인 남성이 고산증세로 심장마비를 일으켜 현장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캠핑장을 메웠다.
95. 라다크 곰파 축제의 의미: 동자승의 가면도 굉장히 무시무시하잖아요. 경건함 속에서 치르는 이 의식은 실은 사후세계를 표현하고 있는 거래요. 사후세계가 얼마나 무서운지 일반 백성들에게 보여줘서 평소에 덕을 쌓고 선한 행동을 많이 하도록 권하는 거죠.
96. 라다크의 여행상품은 꽤 다양하다. 산과 강과 하늘의 엄청난 파노라마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나귀와 함께 하루 20여킬로미터를 걷는 하이킹은 럼체에서 초모리리를 가는 코스뿐만 아니라 잔스카르 계곡, 누브라계곡 등 다양한 루트가 있다.
0. 불편과 행복은 상반된 가치이다. 하지만 공존한다. 불편한 행복. 라다크여행이 그랬다. 별 일곱 개 호텔에 내 돈을 내고 머문다면 역시 불편한 행복이리라. 호텔은 마음이 불편한 몸의 행복이고, 라다크는 몸이 불편한 마음의 행복이다..... 기억은 나이 든 형제라는 루소의 말처럼 라다크의 기억은 나와 함께 늙어갈 것이다.
교보문고 책소개
KBS 김재원 아나운서의 여행기 <라다크, 일처럼 여행처럼>이 도서출판 푸르메에서 출간되었다. 2014년 여름 KBS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 라다크 편>의 프로그램 촬영차 2주간 히말라야 라다크를 체험하고 온 이야기이다. 낮에는 30도, 밤에는 영하의 날씨에 숙식을 직접 해결하며 산악자전거로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도로인 5,328미터의 타그랑 라를 오르는 숨가쁜 여정과 중년 인생을 반추하는 내밀한 자기 고백이 일품이다.
저자소개
목차
c o n t e n t s
서울을 떠나다(해발고도 45m)
1 허기진 여행자 11
레에 머물다
타그랑 라에 오르다(해발고도 3,500m)
9 시작은 결코 반이 아니다 2 3
15 무위도식은 고문이더라 32
21 행복 전구에 불을 켜다 4 0
23 오색 기도깃발이 꽃처럼 날리고 4 8
26 쇼팽의 야상곡 작품번호 9번이 흐른다 56
27 두 다리의 힘으로 바퀴를 돌리는 탈 것6 0
29 이방인이여, 떠나지 말아요 63
30 2천 루피가 도대체 얼마야? 67
31 친구에게 보낸 엽서는 과거로 간다 7 0
33 레의 시계는 천천히 걸어간다 7 6
타그랑 라에 오르다 (해발고도 5,328m)
36 대장정은 엄홍길 대장의 전유물이 아니다 8 5
39 아흔아홉 칸 곰파는 하늘 아래 있다9 2
41 럼체에서 만난 어무니, 아부지 1 00
42 그냥 자면 안 돼요? 106
43 역사는 새벽에 이루어진다 112
46 히말라야 학교에는 콩나무가 자란다 1 17
47 It is not a rally. Enjoy the vally 122
48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도로 1 31
50 사막여우도 아플 땐 엄마가 보고 싶다1 3 9
카르낙에 살다 (해발고도 4,200m)
56 김연아와 커피 프린스의 아침 1 51
58 마을 주민들의 면접시험 154
61 양들의 귀환 163
62 이시초모의 저녁 초대 171
65 새벽 똥의 노래 181
66 참 좋은 목자 초겔리 1 88
67 김, 밥, 김치, 그리고 라면 1 96
70 귀찮은 이방인의 습격 204
73 기다림이 삶을 가르치는 시간 2 16
76 쉴 만한 물가, 푸른 풀밭을 찾아서2 2 5
77 줄래로 만나고, 줄래로 헤어지다 2 32
초모리리를 향하다 (해발고도 4,520m)
78 담요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241
80 곤촉을 기다리며 246
82 히말라야 새는 반음 낮게 운다 2 54
83 사막 카페의 아침 258
85 H의 수위조절 262
86 멀리서 온 손님 266
88 초카 칸타빌레 275
91 초모리리의 남두육성 284
95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축제 2 94
96 우리에게 다음이 있을까? 300
서울에서 살아가다 (해발고도 45m)
100 시계를 지배하는 남자 313
출판사 서평
■책소개
허기진 여행자, 라다크를 자전거로 리얼체험하다!
KBS 김재원 아나운서의 여행기 이 도서출판 푸르메에서 출간되었다. 2014년 여름 KBS 의 프로그램 촬영차 2주간 히말라야 라다크를 체험하고 온 이야기이다. 낮에는 30도, 밤에는 영하의 날씨에 숙식을 직접 해결하며 산악자전거로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도로인 5,328미터의 타그랑 라를 오르는 숨가쁜 여정과 중년 인생을 반추하는 내밀한 자기 고백이 일품이다.
글 잘 쓰고 여행 좋아하기로 유명한 그는, 정기적으로 기내식을 먹고 이국 땅의 공기를 심장에 충전시켜주어야 한다. 때문에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대만 배낭여행을 필두로 틈틈이 많은 나라를 돌아다녔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그랬겠지만 2014년 봄이 그에게는 유난히 힘들었다. 방송인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갖고도 아픈 세상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감, 혹은 분노 때문에 여행자의 허기가 더욱 강했다. 자원해서 교양국 프로그램 <리얼체험, 세상을 품다 라다크 편>의 출연자가 되었다. 아나운서 입사 동기로 만나 20년 절친인 김홍성 아나운서와 함께였다.
자전거로 라다크의 히말라야 산자락을 누비는 여정. 우리는 3,500미터 고지 레에서 출발하여, 오르고 또 올라 5,328미터 고지 타그랑 라까지 오르고, 다시 서서히 내려오며 초카 호수와 초모리리 호수까지 갈 예정이다. 가는 길에 유목민과 만나 그들의 삶도 엿볼 것이다. 물론 현실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른다. (87쪽)
헬레나 호지 《오래된 미래》로 잘 알려진 라다크는 정식 국가가 아니다. 인도의 한 주州로 히말라야 산맥 3,500미터 이상의 고지에 위치해 있다. 이곳을 자전거로 달리며 직접 숙식을 해결하는 2주간의 리얼체험 프로젝트였다. 그동안 수년을 걸어서 출퇴근을 해와 체력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 프로젝트는 다분히 부담이 있었기에 한강을 자전거로 달리며 훈련도 했다. 그러나 고산증과 그에 따른 후유증으로 온 불면증은 해외 여행 25년 경력의 50여 나라 탐방꾼인 노련한 여행가에게도 너무나 큰 고행이었다.
자전거가 천근만근이다.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큰 심호흡을 반복했다. 순간순간 터질 것 같은 심장 탓에 고산증세를 잊곤 했다. 다시 주저앉았다. 큰 돌이 엉덩이를 찌른다. H의 얼굴이 백짓장 같다. 순간 우리가 왜 이런 고생을 하고 있지, 후회가 밀려왔다. 우리가 벗어나려고 했던 일상은 무엇이었는지. 무엇이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일까? 우리가 바라던 꿈은 우리의 생각과 달랐다. 이런 줄 모르고 왔다. 그래도 우리는 가야 했다. (129쪽)
그는 이번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자 했다. 멈추지 않으면 떠날 수 없기에 잠시 멈추고 선택한 곳이 라다크였다. 시간노동자였던 그로선 우선 시계를 보지 않았고 히말라야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나는 이 떠남으로 멈추지 않으면 결코 잡을 수 없는 ‘그것’을 얻을 것이다. 내 안에 잠든 ‘그것’을 깨워서 일으켜 세울 것이다. 한국에서는 결코 깨어나지 않았을, 어쩌면 평생 잠들어 있었을 ‘그것’은 내 삶을 바꿀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현미경 역할은 해주리라. (24~25쪽)
히말라야에서 만난 삶의 민낯
라다크의 가장 큰 도시 레에서 고산 적응훈련 후 여정을 시작하던 첫날 같이 간 H가 고산증으로 넘어지기도 하고, 밤마다 두통과 불면증으로 고생도 하고 한강변 같은 평지가 아닌 산악지대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가 죽을 것 같은 중노동이라 포기하고 싶기도 했다. 몹시도 정스러운 유목민 부부의 환대를 경험했고, 어린 아이 여덟 명을 가르치는 초등학교에서 함께 영어 책도 읽고 노래도 가르쳐주었다. 유목민 마을에서 사나흘을 보내면서 그들의 생활을 바로 가까이에서 보기도 했다. 두 달마다 삶의 터전을 옮기는 그들이 야크털로 만든 천막에서 3대, 일곱 식구가 함께 살면서도 자신들의 일을 평화롭게 해나가는 걸 보며 ‘행복’의 의미를 반문하기도 했다. 잠 못 이루는 밤이면 너무나 현실 같은 꿈들을 꾸며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의 죽음과 청년 시절 쓰러지신 아버지의 간병, 살면서 알게 모르게 상처받은 일들로 인해 괴로운 밤시간도 보냈다.
라다크가 중국과 인도의 국경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지역이라 촬영을 위한 조건이 여의치 않아 위성전화는 허가가 나지 않아 사용을 못했다. 가져간 배터리를 다 사용해 중간에 충전기와 발전기를 구해와야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늘 먹고 자고 싸는 문제가 여의치 않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몸에 익었다. 해발 4,520미터에 위치한 초모리리의 호수 앞에선 비로소 상황에 순응하며 달려온 이번 여행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상황에 순응하며 살아온 이 여정에 복은 곳곳에 숨어 있었다. 텐진도, 니마도, 지그맷도, 밤바도 우리의 필요를 충분히 헤아렸고, 세 명의 운전기사도, 세 명의 피디도 우리를 잘 이끌어주었다. 어쩌면 그들의 고마움을 모르고 넘어갈 뻔했다. 고산증세가 심하다고, 잠자리가 불편하다고, 화장실이 없다고 불평하다 보면 나를 도운 이들의 살뜰한 보살핌은 묻힌다. 어디 인생이라고 크게 다르랴. 나의 오늘이 있기까지 도와준 나의 인생 스태프들의 얼굴이 하나둘 스쳐 지나갔다. 초모리리의 밤은 그렇게 밀려왔다.(287~288쪽)
시트콤을 보듯 웃기고 생생한 여정 속에서 리얼체험 프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이다. 매우 척박하고 황량한 풍경 사이로 어마어마한 풍광을 보여주는 라다크의 사진들은 저자가 직접 디카와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지만 DSLR 카메라 못지않게 훌륭하다. 세계 여행이 손쉬운 요즘, 아직도 라다크는 쉽게 가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문명의 이면에 유목민으로서 사는 그들의 소박한 생활과 가치관을 엿보며 숨가쁜 우리 삶에 잠시 쉼표를 찍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